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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마리텔 TV를 안보고 살다 보면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가 장안의 화제가 되는 방송을 모른다는 거다. 수요일까지 입을 셔츠랑 내일 입을 바지 다리려고 TV 앞에 앉아서 다리는데 너무 심심해서 TV를 트니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란게 한다. 사실 마리텔이 뭐의 약자인지 몰랐는데...백종원이란 외식 프렌차이즈 나오는 요리 프로에 김영만 나왔다 정도로 알았는데 왜 이거 프로그램 기획이 제법 참신하네?ㅎ비디오 스트리밍과 SNS 결합 된 모델이라, 무슨 왕년의 아프리카 TV에서 아이디어를 따온것 같더라. 여튼 쌀국수 맛나 보여서 다림질 마치고 찐 옥수수 까는 중.덧. 백종원이란 사람의 얼굴과 이름이 매치된 날이다. 그 CF 억수로 많이 나오던 아저씨가 배우가 아니라 백종원이구나...덧. 자꾸 백종원 발음 잘못해서 배종욱(종욱.. 더보기
2015. 7. 15~17 1. 며칠전 일포스티노를 보고 남긴..소시적 부터의 병 때문에 여름은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요컨데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잇는 시간도 평균적으로 훨씬 짧고, 컨디션도 쉽게 쉽게 무너진다. 원래 대로면 오늘부터는 학교를 나가려 했는데, 아파트 현관에서 햇볕을 보니 당최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선풍기 아래에 숨어서 책을 볼까 뭘 할까 하다가 갑자기 이 햇살과 비슷한 영화가 생각나서 일 포스티노를 보는데(와 핑계가 거창하다. 일 포스티노는 뭔가 7월 바닷가 같은 화면이긴 하지..)네루다와 로폴로가 처음으로 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장면이 새삼 인상적으로 보인다.내 앞에선 은유와 직유를 쓰지 말게 (중략)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야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뿐이야 (파블로.. 더보기
가난은 선택을 제약한다. 가난은 선택을 제약한다. 그리고 선택을 위축시키고 겁 내게 한다. 대통협 일을 두달간 한 인건비가 은행에 남아 있다. 누군가에겐 큰 돈이 아닐지 모르지만 정말 두달간 다른 병행해야 하는 것들을 하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눈코뜰새 없었던 시간들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피같은 돈이다. 사실 처음에는 노트북과 휴대용 핸드스캐너 등을 사야겠다 맘 먹고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사실 난 외국을 가본적이 없다. 제주도도 어마무시하게 어릴때 어머니 친구들(정확히는 내 국민학교 1학년 같은반 어머니회 멤버들)과 함께 패키지로 제주도를 간건데, 기억이 거의 없다. 별로 무엇 하나 내게 유의미하게 남아 있는것이 없다.해서 이 자원을 그렇게 뭔가 세계를 확장하는 일에 쓰면 어떨까 싶은데 꼬부랑말 쓰는 동네 가기엔 좀 .. 더보기
. 1.텀페이퍼 땜시 끙끙 앓던 처음에는 신자유주의 헤게모니 블록에 관심이 있었는ㄷ 지금 내 의문은 신자유주의의 파산 선고에서 불구하고 왜 명백한 대체 축적 체제가 등장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부 포스트 케인즈로 가는 냄새는 풀풀 풍기는데 뭔가 새 판을 짜는 시도가 하나의 현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리자의 사례는 사실 '승리'에 대한 어떤 주의주의적 갈구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시민의 60%가 고난의 길을 지지하게 하고 나름 트로이카에 빅엿을 먹이는 과정들 자체의 의미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그리스 그리고 수 많은 나라들이 처한 이 상황에서의 탈출구다. 그런면에서 치프라스와 바루파키스는 아직까진 보여주진 못했다. 아 한가지는 분명하다. 일국적 케인즈 주의는 지금 상황에선.. 더보기
. 오늘 자정이 조금 넘어서였다. 성곡미술관에 비비안 마이어전이 한다는 이종찬 선배님과 영민이형 글에 성곡미술관 웹사이트를 구경중인데 근래 불면에 고통을 겪으시는 모친이 내 방 문을 열고 오셨다. 나: 안주무세요?모친: 잠이 안온다.나: 동네 한바퀴 콜?모친: 그건 좀 그렇고, 출출하네나: 냉동 핫도그 하나 꺼내요?모친: 그건 또 좀 그래 그런데 (모니터를 가르키시며) 저건 뭐냐 로 대화를 시작해서...급 야밤에 예술 이야기가 나왔었다. 비비안 미이어가 보모 생활을 하면서 사진을 15만장이나 남겼다 하니모친 말씀 왈 "고흐 봐라, 원래 저런 사람들 다 죽고 나서 인정 받잖아"갑자기 이야긴 고흐와 테오로 옮아갔다가... 나: 그런데 뭐 피카소도 있잖아..거긴 뭐 생전에 돈도 잘 벌고 궁시렁궁시렁 중얼중얼모친:.. 더보기
. 난 당신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과 별개로 적어도 당신하고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 솔직하되 무례하지 않은 관계이고 싶다. 더보기
지독히 이기적인, 철저히 이타적인 한달이 되어간다. 그날 인사동 거리의 공기, 소리를 기억한다. 내가 앉은 모서리 테이블의 고요와 무게도 잊혀지지 않는다.'찰라'라는 시간 단위가 그토록 길줄이야 그날의 대화를 기억한다. 내가 했던 말도, 돌아온 말도 잊혀지지 않는다.난 괜찮다. 난 오히려 힘든 답을 할때 네 모습의 잔상이 남아있다. 이 아이 괜찮을까? 지하철로 가는 길은 조용했고, 개찰구 앞에서 난 노력해서 될 일이면 노력할 것이고, 기다려서 될 일이면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맘이란건 때론 너무나도 쉽게 얻어지지만 다른 한편 죽도록 애써도 안되는것이란걸 알기에, 대구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내 욕심에 상처주는 것은 아닌건지, 두려웠다. 피곤에 찌들어 있었지만 여러 생각에 대구로 가는 심야 고속철도에서 눈을 붙이질 못.. 더보기
심야의 정취 난 우리 학교를 사랑한다. 비록 학교를 소유, 지배, 운영하는 이들을 사랑하는건 아니지만 내 20대를 함께한 이 학교의 공기, 보도블럭, 곷, 나무, 연못 그리고 정취를 사랑한다. 그래서인지 때론 캠퍼스가 공원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인근한 복현동 경북대의 일청당같이 정비된 공원은 아닐지라도 어제 반야월행 셔틀버스를 타러 가고 있었다. 조금 빠르게 걸으면 30분차를 탈 수 있었는데 버스를 지극히 의도적으로 보냈다. 그러고는 셔틀버스 정류장의 벤치에 걸터앉아서 이어폰에 노래를 틀어놓고, 인문관과 이과대 일대를 둘러본다. 천마로의 잔디는 여전히 푸르고, 메타스콰이아의 초록색도 이제 절정이다. 학부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문득 내 신발을 바라보는데 내 안경 가장 위쪽으로 여러 발걸음들이 지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