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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2015. 7. 15~17

1. 며칠전 일포스티노를 보고 남긴..

소시적 부터의 병 때문에 여름은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요컨데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잇는 시간도 평균적으로 훨씬 짧고, 컨디션도 쉽게 쉽게 무너진다. 원래 대로면 오늘부터는 학교를 나가려 했는데, 아파트 현관에서 햇볕을 보니 당최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선풍기 아래에 숨어서 책을 볼까 뭘 할까 하다가 갑자기 이 햇살과 비슷한 영화가 생각나서 일 포스티노를 보는데(와 핑계가 거창하다. 일 포스티노는 뭔가 7월 바닷가 같은 화면이긴 하지..)네루다와 로폴로가 처음으로 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장면이 새삼 인상적으로 보인다.

내 앞에선 은유와 직유를 쓰지 말게 (중략)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야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뿐이야 (파블로 네루다 역)

저런 바다색을 우리 나라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그게 거제였는지 영덕이었는지...

일포스티노 마지막 단계에서 로폴로가 사망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로폴로는 끝까지 네루다와 함께 했고, 다시 섬에 돌아왔을때 순박하고 순수한 로폴로의 표정이 오버랩되는 테이프 레코딩을 들을때 그리고 로폴로와 함께 한 해안에 서서 바다를 보는 네루다의 표정은 위의 "내 앞에선 은유와 직유를 쓰지 말게"라고 버럭 거리며 바닷가 절벽 위 벤치에 앉아 로폴로에게 시에 대해 처음 이야기하는 장면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2. 그런데 이번 토요일 낮에 시네마천국을 대구에서 상영한다. 일포스티노와 시네마천국은 정말 나름 인생영환데, 그걸 영화관에서 한다. 당근 가야지?

3. 어제 아침에 엄마가 아픈것도 아니고, 심하게 아플것 같은 전조증상이 있어서 아침 댓바람을 뚫고 대구가톨릭병원으로 갔었다. 병원에 약 타는 일로 외할머니도 우리집에 계셨던 터라 긴장감이 돌았는데, 다행히 의사가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근데 아침에 너무 긴장하고 진을 빼서 그런지 어제는 오후 내내 반 탈진해서 다녔던거 같다. 어제 대구 시내 바람이 좋았는데 아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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