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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희망은 있는가?

희망은 있는가?

 

희망은 한자로 풀이하면 부존재하거나 거의 없는 무언가를 바라는 행위이다. 희망은 기존재 하는 무언가를 바라는 일이 아니다. 현재는 없지만 미래엔 있기를 바라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기복이나 긍정과는 다르다. 기복은 그 자체가 지극히 수동적인 행동이다. 긍정은 그 자체만으로는 부존재를 존재하게 할 수 없다.

나는 왜 노신이 희망을 길과 같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길은 있어서 가는것이 아니라 태초에 없던 것을 개척해 나간 것이다. 고로 희망도 같다. 희망을 가지려는 이는 그 길을 만들던 태초의 누군가와 같은 존재다. 그렇기에 희망은 길과 같아서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건 그것의 존재의 잠재성이 아니라, 그 부존재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존재케 하려는 이의 마음가짐이다. 난 여태 노신의 이 글을 텍스트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희망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

난 답 하고 싶다. 질문이 잘못 되었다. 희망을 만들 수 있는가?


요즘 사는게 힘들어서, 가슴이 꽉 막혀 죽을듯이 답답해서..휴일날 연구실을 뛰쳐나가 옥상의 공원을 배회했다. 벤치에 기대 누워 텅빈 공원 떠나갈듯 노래도 불러보고 말이다. 이제는 좀 지금 날 짓누르는 번민에서 조금은, 아주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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