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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의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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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검증, 확인 너무 뻔하고 재미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현재 이 사회에서는 그간 우리가 그래도 '당연'하고 '자명'하다 여긴 모든 가치나 명제, 기억이 위협받고 있다. 사실 가장 분노가 치미는 지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최소한 사회적으로 합의된다 여겨 왔던 가치, 명제, 기억은 착근되는데 실패했고, 직간접적으로 부정되고, 외면받고, 공격받고 있다. 일전 학보 칼럼에도 적었지만, 과거 군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일어난 중요한 국가 폭력의 기억이 그런 것들의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현직 대통령은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황당한 이야길 했으며, 5.18의 기억은 넷우익 반동에 흔들린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대두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은 민주화를 압도하는 역사적 과실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자국민에게 총검을..
교황 방한에 대한 단상 교황 프란치스코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는 지상 최고의 배경인 신과 구원을 등에 지고 수 많은 과감한 행보를 이어간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이탈리아 카모라의 근거지 나폴리에서 마피아를 파문하고, 한국에선 현재 가장 고통 받는 타자적 존재, 세월호 유가족들을 품에 안고 그들을 축원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열광도 크다. 특히 SNS에는 그의 말과 행동, 특히 세워호 유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의 모습에 대한 숭양이 가득하다. 모두 그에 감동과 어떤 신성함을 느끼는것 같고, 교황에 대한 존경과 인정은 아마 역대 한국사회에서 손에 꼽을 저옫로 높아 보인다. 하지만 난 이 상황을 보며 어떤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모두가 즐거워 하고 감동 받는 이 와중에 무력감과 좌절감이라니.. 사실 교황은 대단한 일을 ..
이석기 강연록 중간까지 읽고 1. 이게 내란죄 구성요소를 논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판단한건가? 혹은 다른 의도가 있는건가? 혼란스럽다. 2. 만약 이 강연록이 오픈된 이유가 전자라면 난 실책이라 본다. 내란음모는 피할지 모르지만 통진당은 스스로를 확인사살 했다. 저흰 종북 주사파 정당인데요 내란 음모는 안했어요 라고 3. 이단의 목소리 인터뷰 할때 도끼병 이야기가 나왔던게 생각난다. 조직 물신주의, 파당적 인식, 우리는 잘못한게 없고 지고지순한데 미국 제국주의와 개량주의자들이 나쁜놈들이에요...5.2 쿠데타라고 이석기가 명명한 그 부분을 읽는데...아 이건 정말 도끼뼝인가 싶다.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때 평당원 활동하던 입장에서 나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는데, 정의당 계열의 문제도 있지만 지금 통진당을 구성하고 있는 집단도 그..
14.07.21. 박유하 교수에 대한 짧은 비판... 난 세간의 세종대 박유하 선생님에 대한 악마화에 반대한다. 그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에 대한 일종의 테러이며, 정당화 되기 힘든 깡패짓이다. 그런데 며칠 전 우에노 치즈코 여사의 책이 출간된 기념으로 그녀와 경향신문이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박유하 선생님이 본인 페북에 올리시며 난 혼란에 빠졌다. 문제의 핵심은 그 공유한 글에 잇는게 아니라 댓글에 있었다. 아마 나와 크게 연배차가 나지 않아 보이는 한 여성분이 박유하 선생님을 비판했다. 그 논지를 내 식으로 거칠게 정리해보면 현재 부당하게 수난 당하는 A가 있다. 그리고 평소 A에 대배 비판적이지만 A가 받는 수난이 부당하다 이야기 하는 B가 있다. A의 옹호자들은 그런 B가 생산 하는 담론들이 A에 대한 탄압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비판한다. 고로 ..
14.07.24. 서경식 선생님 관련 코멘트. 서경식은 식민주의의 문제에 있어서 그 책임의 문제를 희석할 수 있는 보편주의를 경계한다.(보편주의를 거부하는게 절대 아니다. 서경식 만의 보편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는 동시에 서경식은 혹독하게 내셔널리즘(민족주의, 국가주의, 국민주의)를 비판한다. 그런데 그를 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황스럽다. 박유하 교수를 악마시 하는 이들은 친일과 반일의 이분법에 포획되어 있고, 반대편은 젠더 내지 보편주의 대 민족주의의 이분법에 포획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그런 이행대립적인 이분법으로 환원하기 힘든 것들이 다수 아닌가....그런식의 이분법 논리는 교조이고 반지성주의 아닌가..?
책임, 희석, 헛발질 살다 보면 여러 문제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의 종류야 당연히 다양한것이고, 그런데 이런 일들을 살피다 보면 '책임'의 문제가 많은 경우 문제가 된다. 그리고 책임의 문제에 있어 사람들은 두 가지 인지의 오류를 범한다. 하나는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구조나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이 문제 당사자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경우다. 난 이걸 '책임을 개별화 하는 오류'라고 이야기 한다. 반례도 존재한다. 구조나 조건보다 개인의 문제가 더 큰데 정작 사람들은 1차적인 책임을 구조나 조건에 돌리는 것이다. 이건 '개인적 책임을 구조로 돌리는 오류'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인지 오류들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거다. 특히 전자의 경우에 그런 오류를 사람들은 자주 범한다. 왜냐 대개 전자의 경우에 빚어지는 문제에서 표면에 두드러..
팩트와 선동의 정치를 쓰기 위한 단초 1 '팩트와 선동의 정치'를 고민하며 생각해보면 팩트와 선동이란 말에 내포된 것 중에 하나는 사회운동이 분명한 전망이나 매력적인 분석을 잃고 정념과 누군가에 대한 반대와 적대로만 스스로를 규정하는 현실이 있다. 분석이 모든것을 설명한다는 식의 오만도 위험하지만, 최소한의 합리성이나 분석, 비판, 사유 없이 정념정념거리는거나 조소나 냉소, 희화화, 음모 따위로만 일관고, 반지성을 쉬운것-대중적인것인냥 호도하고 댕기다 보면 그건 결국 장기적으로 넷우익에게 좋은 영양제를 공급하는 행위 밖에 안된다. 논리와 분석, 토론이 채워야할 자리를 정념과 개드립으로 채우고,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와 조망으로 채워야 할 자리를 충성과 헌신으로 채우니... 네거티브가 진보가 아니고, 비난과 조소가 진보가 아니란걸 밝혀야 한다. 진..
퇴색되어 가는 기억 영대신문 국장과 생계형 칼럼니스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호는 행정적인 문제로(지금 신분이 석사 학위 받고 2학기에 박사과정 들어가려고 준비하는..그래 백수, 무적자 상태인지라..원고료를 받아야 해서) 익명으로 칼럼이 올라 갔습니다. 혹시 영대 남아 있는 구 시대의 망령 내지 살아있는 이들이 있다면 영대신문 펼쳐서 제일 뒷면에 있으니 열심히 읽으시라..개인적으로 한국의 신우익들에 의해 기억투쟁의 대상으로 전락한 우리 시대의 기억들이 사후적으로 그다지 우리네 삶에 깊게 착근하지 못했고, 대중은 그다지 그런 기억의 착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데 그것이 그들의 먹고사니즘, 탈정치화와 같은 것과 관련있다는 이야기도 적고 싶었지만..지면상..요기까지만^^----퇴색되어 가는 기억 지난해 어쩌면 한국 사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