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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뵈도 문학소년

순간(1절: 인간) 빛나는 시간은 짧고. 평범하고 그저 그런 시간이 삶을 지배한다. 모두들 찰라의 자극이 영원하길 꿈꾸지만 실상 그들은 이 반복적이고 무미한 일상을 견뎌내며 살아야 한다. 꽃은 짧고 생명은 길다. 인간 신체의 설계자가 만약 있다면 그들은 아마 고강도로 계속 되는 자극과 쾌감이 결국 그 자극의 소중함을 망각토록 함은 물론 마침내 자기 파괴적일 정도의 자극을 갈구하게 되어 삶이/생명이 파괴 되리라 걱정 한것 같다. 그렇기에 자극의 쾌감이 어떤 식으로도 자연스럽게 자기 피괴의 말로를 딛지 않도록 자극과 쾌감을 제한하게끔 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인간 신체의 섬세한 설계자들은 결국 인간이 스스로 자극과 쾌감 속에서도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다반사에 적응 하길 바란 이들일 것이다. 화려한 꽃 보다는 늘 무던히 이.. 더보기
앎과 잘남, 의미와 구조화 “(전략) 스파르타 국가 체제와 교육의 근본적인 결함은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이상 및 가치관과 스스로의 삶의 구조나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이의 근본적인 모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결함은 스스로 추구하는 가치나 이상 자체가 왜 좋은 것이고 왜 이상적인 것인지 그것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반성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떠한 삶의 양식이나 행위의 훌륭함도 그것의 보편적 의미를 인간 스스로가 반성적으로 체계화 하지 못하는 한, 다시 말해 삶의 구체적인 상황을 초월하여 보편적인 지식이나 원리로 체계화 하지 못하는 한, 인간들은 조그만 상황의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그러한 가치나 이상을 영속적으로 실현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양승태, 2006, 앎과.. 더보기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윤동주.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艱辛)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더보기
자크 데리다, 진태원 역, 『마르크스의 유령들』, 그린비, 2014. 12~13p. 난 사실 배움이나 지적 능력이 약해서 데리다와 같은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의 책을 읽지 못한다. 전통적인 문장과 다른 그들의 문장을 읽을때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왔다. 그래도 훌륭한 형님 모시고 열심히 귀동냥한 결과일까? 지난번 날 좌절 시켰던 『마르크스의 유령들』의 머리맛과 뒷부분 몇페이지를 찬찬히 읽는데 성공했다.사실 읽은 소감이란건 뭐랄까 "와 내가 해냈다. 글줄 몇페이지를 드디어 읽을수 있다"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약간의 소름 돋음 같은것이었다. 이 날은 국정 교과서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확인이 있었던 날이다. 그리고 그날 갑자기 이걸 시도 해보고 싶었고, 머릿말엔 아래와 같은 글줄이 있었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면 저 난해하고 복잡한 녀석이 나한테 온것 같다.---------------------.. 더보기
뿌리에게 뿌리에게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 가려무나 척추를 휘어접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네 뻗어 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도고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픔만 한 두릅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때 내 가.. 더보기
박주원 방랑자(feat 최백호) 사막에서 길을 찾는 더 갈길없이 떠도는 형형색 모래알처럼 나도 그 길 걸어가 어린왕자 되어 장미꽃처럼 넌 뜨겁지는 않아도 나에게도 그런 사람 있다나에게도 그런 사람 있다 ------------------------- 더보기
디즈니 단편. 페이퍼맨(paperman) 디즈니 단편. 페이퍼맨(paperman) 그녀의 색은 세계에서 독보적이고 그녀에 닿기를 바라는 갈망은 약간의 우연, 선택과 어울려 기적을 만든다. 그런데 내가 네게 닿기엔 거리가 너무 먼걸까?... 더보기
박노해 다시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