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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4 포항 2015.10.4 포항 더보기
덕혜옹주(2016) 덕혜옹주(2016) 과거 소설로 나와 큰 반향을 일으켰던 조선의 마지막 왕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 영화가 의 허진호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민족주의, 국가주의적 감정선은 제국주의 식민지를 경험한 우리들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손예진의 연기가 무척 좋았고, 박해일도 참 좋았다. 단 분명히 많은 부분이 픽션이 존재하고, 지극히 의도적으로 덕혜옹주의 위상을 끌어올려 극의 동력을 주기 위한 각색이 존재했으며, 동시에 의도적으로 그녀를 비운의 왕녀인 동시에 식민지 민중들의 희망, 민족주의의 아이콘으로 각색하려는 시도는 무척 불편하고 캐릭터 구축에서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것 같다. 차라리 식민지 시기를 살아가던 한 여인의 삶에 더 많은 방점을 두었으면 어땠을까? 물론 이 영화를.. 더보기
호모 먹짤리아누스와 호모 있어벌리투스의 탄생 ​​호모 먹짤리아누스와 호모 있어벌리투스의 탄생 한때 SNS에 대해서 공론의 장 내지 헤게모니 구축을 위한 문화적 진지의 가능성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 이야길 주고 받는 우리에겐 PC 통신에서 출발해 다음 까페에 이르는 사이버스페이스사(史) 초반의 중산층 인텔리 청년 집단들이 이뤄낸 어떤 성과가 주는 잔상이 있었다. 그런 기대를 구태여 풀어 써본다면 그것은 집단지성이란 말이 드러내는 대중에 대한 신뢰, IC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이버 민주주의와 그에 따른 직접적인 참여와 공론, 정보의 공개와 유통을 통한 대의제와 관료제의 보완, 숙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였다. 지금의 SNS는 정말 초기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간일까? 단언컨대 지금의 SNS는 먹짤과 있어벌리티의 공간이고 먹짤과 있어벌리티, 소비주의.. 더보기
인디펜던스데이2 리서전스(2016) 인디펜던스데이2 리서전스(2016) ​ 오늘 저녁에 인디펜던스데이2-리저선스(이하 리서전스)를 보고 왔습니다. 몇 가지 생각이 들어 이렇게 짧게 글을 남깁니다. 전작의 1996년은 영화를 보던 당시 우리들 모두의 1996년이었습니다. 영화의 모든 장면들은 영화를 보던 그 시점 당시의 우리들의 이야기로 직결하여 독해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워싱턴에 떨어진 공습은 누구나 그것이 서울, 동경, 타이페이 등에도 떨어졌으리라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서전스의 오늘은 더 이상 우리의 오늘과 다릅니다. 세계는 1996년의 조우를 분기로 우리와 분리되었습니다. 극 속의 그들은 1996년의 우리였지만 리서전스 속의 그들은 더 이상 우리가 아닙니다.동시에 영화는 단순히 외계의 불가항력적 공격에 의한 재난을 넘어 새.. 더보기
혐오와 공포의 시대를 건너기 위하여 혐오와 공포의 시대를 건너기 위하여(대구신문 16.6.21) 이시훈(영남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본색 소사이어티 대표) 조 콕스에 대한 추모 행렬(원출처 AFP/ 한겨레에서 인용) 전 지구가 혐오와 공포, 분노와 배제가 만들어내는 어둠에 잠식당하고 있다. 경제적 불황의 구조화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분배 구조, 고착화된 실업은 분노와 좌절이 자라날 씨앗을 배태하였다.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이뤄진 금융화와 시장화, 유연화는 우리 삶을 부채에 옥죄인 불안정한 삶으로 몰아넣었다. 인류가 1789년 이래 200년 이상에 걸쳐 축적하고 쟁취해온 민주주의, 타자에 대한 존중과 관용, 다원주의, 배타적 민족주의에 대한 해체 등은 이런 위기 속에서 급격하게 자라나는 혐오와 분노, 좌절과 공포의 정념 앞에 그 위협 받고.. 더보기
문제는 '섬'이 아니야 문제는 그 섬이 아니라 우리 세계에 있다. 여교사 윤간이 발생한 섬에 대한 폭격이 화끈하다. 한국에 정의의 사도가 이리도 많은데 이 땅은 왜이리 헬 조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언론은 사건이 발생한 섬에 대해 맹렬한 공습을 이어간다. 온갖 자극적인 이야기가 쏟아지는 개중에는 가해자들을 옹호, 두둔 하는 말들도 있고 피해자에 대한 공격도 담겨 있다. 난리다. 섬은 이전의 몇 가지 기억들과 조응하여 거대한 악의 성전이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모든 문제는 마치 그곳이 '섬'이기에 일어난 문제인냥 치부 된다. 아 그래 이 사건에 섬이란 요소는 중요하다. 육지, 외부 세계와의 단절은 중요한 변수다. 그런데 우리가 그 섬을 때리는 여러 이유들이 과연 그 섬 만의 문제 일까? 그곳이 섬이었기에 .. 더보기
싱스트리트(2016) 싱 스트리트(2016) 존 카니의 세 번째 음악 영화 를 두 번이나 보고서야 이렇게 단문이나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엄두를 내보게 되었다. 영화는 여러 의미로 데뷔작인 와 두 번째 작품이자 동시에 가장 상업적 흥행을 이뤄낸 사이에서 존 카니 본인의 영화적 계보를 이으면서도 이전의 두 영화를 넘어서고 있어 보인다.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화려하고 대단하지 않다. 뭔가 요즘 영화들처럼 복잡하고 중층적 플롯을 가지지도 않았고, 인물들이 막 그렇게 입체적이고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오히려 10대 후반에 갓 들어선 소년들이 자신들의 삶을 구원하고 변화 시키고 나아가는 성장드라마이자 동시에 1980년대 중반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사회, 문화적으로 분열적인 시기를 살아가는 소년들의 이야길 단순하지만 명.. 더보기
강남역과 구의역, 그리고(영대신문 1626호 16. 6. 7 발행) 강남역과 구의역, 그리고 (영대신문 1626호 16. 6. 7 발행) 대구 중앙로역 2번 출구 불과 2주 사이를 두고 서울 2호선의 두 역이 거대한 추모와 공론의 장이 되었다. 지난 5월 17일 강남역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혐오범죄에 이제 23살 여성이 피살된 데 이어 이번에는 이제 20살을 갓 지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하철 스크린 도어 보수 과정에서 지하철과 스크린 도어 사이에서 목숨을 잃었다. 잠실 철교를 가운데 두고 몇 정거장 되지 않는 역 사이는 애도와 공감, 분노와 절망의 목소리로 가득찼고, 두 역사는 어느새 추모와 애도의 언명이 적힌 포스트잇과 조화들에게 그 여백을 내어 주었다. 강남역과 구의역 두 사건은 일견 전혀 다른 개별적 사건처럼 보인다. 하나는 여성에 대한 혐오에 의한 살인 사건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