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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잉여

해무 보론

김윤석은 왜 갑자기 잔인한 악귀로 돌변했을까?


많은 이들이 사실 이 부분에서 개연성의 취약함을 느끼고 혼란을 느낀다. 그러나 우린 영화 전반부에서 김윤석의 내면 상태를 유추할 수 잇는 단서를 봤다. 우선 그의 가정사..아내는 다른 남자와 자신의 가게에서 정사를 나누고 있고 김윤석은 그걸 눈 앞에서 본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분노로 두 사람을 죽일법도 한 일인데 김윤석은 마치 해탈한 인간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는 아내에게 돈다발을 던지고 나간다.


그는 원래 전진호의 선장이자 선주였을 것이다. 배를 찾아야 하다는 의식, 그리고 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에 잡혀있다. 밀입국을 맡은 가장 큰 이유도 배를 지키는 것이다. 이미 어업 시장에서 감척의 대상으로 전락한 전진호지만 자신에겐 강력한 권력과 자존감을 주는 대상, 그에게 전진호를 지키는 것은 어떤 윤리 보다 더 중요하다. 그는 전진호의 선장으로 있을때만 삶의 유의미함을 느끼는 존재이다. 거기서 선원들을 호령할때만 그는 스스로의 인간다움을 느낀느 것이 아닐까? 그런 그에게 선창의 프레온가스 누출과 그로 인한 조선족의 떼죽음은 해경에 적발되는 것 이상으로 배의 평화를 헤치는 일이었다. 그를 지탱하는 배에 대한 물신성이 모든 윤리를 넘어선게 아닐까? 난 김윤석의 그런 모습이 개연성 없고 뜬금 없는 모습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미 감독은 김윤석의 모습을 설명 할 수 있는 단초들을 깔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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