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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종북 프레임의 성격을 분석하기 위한 아이디어들 1 종북 빠져 나올수 없는 그물 1. 그녀가 나에게 내 정체성을 물었다. “당신은 A인가요?” 여기서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네 전 A입니다.” 아니면 “아니요, 전 A가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니요 전 B입니다.” 상대가 나를 A라고 규정짓거나, A라고 물을 때 우린 그에 대해 대개 이 세 가지 대답을 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유보적인 응답으로 “잘 모르겠다.”의 가능성이 있지만 이건 대답이라기 보단 유보에 가깝다. 2. 그런데 가끔 상대의 질문이나 규정이 나에게 Yes or No 만을 강제할 때가 있다. 질문의 문법으로 봐선 세 가지 선택이 존재 할 것 같지만, 실제 그것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세 번째 대답의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예컨대 “당신.. 더보기
너, 나, 우리의 희망을 위하여 너, 나, 우리의 희망을 위하여(영대신문 1608호 2014년 12월 1일 발행) 1997년의 IMF 외환위기는 한국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새로운 ‘사건’이었다. ‘사건’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노동 전반에 충격을 주었듯이 대학사회 역시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미 1996년 8월 연세대에서 있었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김영삼 정부의 충돌로 대학사회는 큰 상처를 입었던 터였고, 경제위기로 인해 당장의 생계는 물론 일자리 문제가 들이닥치자 대학사회는 끝없는 붕괴를 맞이한다. 과거 전대협, 한총련, 한 대련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의미의 학생운동은 더 이상 대학사회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채 소멸지만 학생운동의 빈자리를 메울 어떤 대학생과 청년들의 결집된 활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 더보기
쓰잘데기 없는 소리 1. 난 한국의 잠재적인 세대 균열이 "이게 왜 안터지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그들의 청소년기에 비록 절대적 빈곤 시기를 경험했다고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들 세대야 말로 한국 경제 발전의 최대 수혜자였다. 생애주기 전체에서 그들이 향유할 수 있었던 부와 기회는 이후 세대에선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후 세대(여기선 IMF 이후 세대로 규정짓고 가자)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은 같은 연배의 과거 세대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보다 현격하게 낮다. 노동 시장이 IMF 이후에 유연화 되며 상당수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1차적인 이직 내지 실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20대 시기 살인적인 교육비용과 취업을 취한 출혈 경쟁을 감내하고 그 관물을 통과하고 모색.. 더보기
서경식을 만나다 2013년 가을부터 시작된 본색소사이어티의 '서경식 읽기'를 마무리 하는 자리로, 서경식 선생님을 모시고 고통과 기억, 책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에 그동안 본색소사이어티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과 이 자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날의 만남은 서경식 선생님의 근간 '언어의 감옥에서'를 중심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의 식민지 경험, 탈민족주의, 탈식민주의 문제, 책임과 반성의 문제 등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더보기
대학본부와 탈정치라는 허위 출처: 오마이뉴스 대학본부와 탈정치라는 허위 이시훈(본색 소사이어티, 영남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 우리가 정치를 사고할 때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정치를 정부나 국가, 직업 정치인, 정당, 국회 등에 국한시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 우리가 ‘정치’라고 부르는 일련의 행동들이 그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 그렇다고 해서 정치가 정치사회라는 온전히 구분되고 제한된 공간에서만 이뤄진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실에 그다지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다. 좁은 의미로 정치는 제도화된 정치사회에서 작동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널은 의미의 정치는 사실 우리 생활 저변 곳곳에 존재하고 작동한다. 선배와 후배, 선생과 학생,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 남성과 여성, .. 더보기
박노해 다시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더보기
5일의 마중 집에 들어와 자려고 이제야 누워 영화 생각을 해본다. 해방을 이야기하던 사회주의 국가는 나의 삶 20년과 내 아내의 삶, 내 자식의 과거를 앗아갔다. 단지 한 지도자의 죽음과 정책적 선회는 20년의 삶을 굴레로 부터 달랑 한 장의 서류와 믿으라는 말로 해방시켰다. 하지만 난 아내를 잃었다. 살아있지만 그녀는 나의 지금을 기억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어쩌면 그 순간 나 역시 나와 호흡할 수 있는 '이전의 아내'를 잃어버렸다. 극중에서 진도명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공리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 확인 받고 했지만 점점 갈수록 그것은 단순한 인정, 확인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자신 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파괴된 그녀에 대한 마음일테지, 자신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 더보기
존재를 배반한 존재: 카톡 엑소더스 존재를 배반한 존재: 카톡 엑소더스(영대신문 1606호 2014년 10월 15일) 언어는 본질적으로 사회적이다. 그 시대의 언어는 그 사회의 맥락과 배경, 사고, 정서, 문화가 투영되고 그것에 의해 구성된 면이 있다. 그런데 종종 새로운 말을 일상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몇몇은 그저 그런 줄임말이나 말장난이기도 하고, 몇몇은 그 안에 놀라운 통찰력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적지 않은 경우엔 그 말 안에 우리 사회에 나타난 어떤 변화, 돌출의 존재가 담겨있다. 사이버 망명, 정부가 지난 9월 말 사이버스페이스 상에서의 허위 사실 유포 방지를 목적으로 한 전담 조사, 감시 조직 운영을 밝힌 것이 이 낯선 조어의 배경이다. 이후 사정당국의 사이버 허위 사실 유포 대응 관련 회의에 카카오와 다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