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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잉여

인터스텔라, 내일을 위한 시간, 아메리칸 스나이퍼 1주일 간 같은 영화관에서 세 편의 영화를 봤다. 지난 1월 16일에는 인터스텔라 대구 마지막 상영을 아이맥스로, 20일에는 내일을 위한 시간 마지막 상영일이라서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영화를 봤다. 그리고 23일 저녁에는 후배들과 함께 비교적 신작인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았다. 이렇게 영화 관람 간격이 오밀조밀했던건 지난 8월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여튼 영화를 보고도 어떤 결과물을 남기지 않는게 책임 방기인 듯 해서 한 마디 적어본다. *야밤에 졸린 눈 비비며 쓰기도 하고, 수정을 전혀 안해서 비문이 지뢰 처럼 깔려 있습니다..경고합니다 ㅋ 스포도 좀 있습니다 스포 없는 영화 리뷰는 불가능한거 아시죠? 여유될때 제대로 써볼께요(물론 다시 쓸지는..) 1. 인터스텔라, 1월 16일 아마 크리스토퍼 놀란에.. 더보기
족구왕 1. 족구왕에 나오는 대학의 현실은 지랄 맞을 정도로 리얼리티...가 담겨 있다. 내가 그토록 경멸하고 싫어해 마지 않던 그 모습들이 거기에 담겨 있다. 2. 한편 영화는 너무나도 눈물난다. 난 그래서 이제 3일 남은 20대 동안 무엇에 그토록 헌신하고 충실했던가, 난 내 욕망과 내 이성과, 내 마음과 내 의지 그 무엇에도 충실히 헌신하지 않았다. 조금 힘들면 도망가고, 외면하고 부정하고 비겁하게 그 도망과 탈출을 정당화하고, 지랄 맞은 삶이다. 3. 나도 죽을때가 되면 24살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왕 돌려줄꺼면 20살부터 살고 싶은데... 더보기
5일의 마중 집에 들어와 자려고 이제야 누워 영화 생각을 해본다. 해방을 이야기하던 사회주의 국가는 나의 삶 20년과 내 아내의 삶, 내 자식의 과거를 앗아갔다. 단지 한 지도자의 죽음과 정책적 선회는 20년의 삶을 굴레로 부터 달랑 한 장의 서류와 믿으라는 말로 해방시켰다. 하지만 난 아내를 잃었다. 살아있지만 그녀는 나의 지금을 기억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어쩌면 그 순간 나 역시 나와 호흡할 수 있는 '이전의 아내'를 잃어버렸다. 극중에서 진도명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공리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 확인 받고 했지만 점점 갈수록 그것은 단순한 인정, 확인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자신 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파괴된 그녀에 대한 마음일테지, 자신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 더보기
초콜렛 도넛 초콜렛 도넛(Any day now), 2014 0.사실 아침에 이런저런 핑계로 미적거리다가 영화 앞부분 20분을 놓쳤다. 그래서 보는 내내 영화의 서사를 앞부분의 상실로 인해 못 따라 갈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봤다. 하지만 다행히도 앞선 20분의 파편을 여기저기서 발견했다. 영화는 적지 않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준수했다. 우선 영화는 관객들에게 한 아름의 고민거리를, 메시지를 안겨 준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1.루디는 게이바에서 여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삶을 살아가는 동성애자다. 그런 중 그의 이웃에 살던 마약중독자 엄마가 체포되며 보호자를 잃어버린 아이 마르코와 연을 맺게 된다. 마르코, 딱 보기만 해도 예사롭지 않다. 그래 이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금발에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 더보기
‘노답’의 현실에서 길을 모색한다. ‘노답’의 현실에서 길을 모색한다.동국교지 통권 71집을 읽고 - 이시훈(본색 소사이어티) 0. 한국 사회에서 청년이 처해있는 현실은 비극이란 말이 왜소해 보일 정도로 처참하다. 그들은 생애주기 전체에서 10대 라는 협곡을 질주하여 성인이라는 들판에 들어선 이들이지만, 그 들판에는 그들이 기대했던 것이 없다. 심지어 그들이 원했던 것을 찾아갈 수 있는 앞서간 이의 발자국도, 이정표도 없다. 아니 이 들판에서 자존을 지키기조차 벅차고, 그들이 딛고 있는 땅은 나날이 침식당하고 있다. 협곡에선 단지 협곡의 끝으로, 좋은 대학으로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답 따윈 없어 보인다. 1. 이 불행한 세대의 상당수가 거치는 대학에서도, 이들 세대 전체 차원에서도 연대는 작동하지.. 더보기
루시 루시(LUCY), 2014년 9월 6일) 1. 이디오피아? 수단? 예전의 지식이라 기억이 희미하다. 70년대 초반 중동전쟁과 오일쇼크,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엄습해오던 그때, 일단의 젊은 연구자들이 그들의 캠프에서 술을 마시며 비틀즈의 ‘루시 인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를 틀어놓고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하나의 뼛조각들에 환호하고 있었다. 그들은 동아프리카 내륙에서 고인류의 흔적을 찾는 연구팀이었다. 그들은 기존 오스피랄로피테쿠스 중에서도 새롭고 오래된 종의 뼈를 찾아냈고, 골격 상당수가 보전된 이 여성의 뼈에 그들은 자신들이 듣고 있던 비틀즈의 노래 제목을 따서 루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2. 인류는 1억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유전자를 다른 개체로 전승해왔다. 우린 그것을 번식이라고 부른.. 더보기
야구 단상 1. 어제 밤 오랜만에 KBO 순위표를 봤다.(사실 나같은 대구 사자 팬 입장에서 순위표 보는 재미가 없다. 그래서인지 순위표는 가끔 보는게 되엇지..) 그런데 놀라운! 롯데나 두산이 4위와의 승차 보다 9위 한화와의 승차가 더 가깝다. 심지어 한화의 최근 경기 내용은 롯데나 두산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좋다. 잔여경기가 좀 빡빡하지만 경우의 수에 따라서 한화가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4위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5위 정도는 이미 사정권이다. 우선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오는건 선발진이다. 안규진으로 불리는 필승조에서 윤규진이 부상인걸로 아는데 선발이 그 상황에서도 잘 해줬다. 엘버스, 티투스코, 이태양, 유창식이 최근 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했다. 세상에나..ㅋ 심지어 타선도 흥미롭다. 일단 송광민과.. 더보기
해무 보론 김윤석은 왜 갑자기 잔인한 악귀로 돌변했을까? 많은 이들이 사실 이 부분에서 개연성의 취약함을 느끼고 혼란을 느낀다. 그러나 우린 영화 전반부에서 김윤석의 내면 상태를 유추할 수 잇는 단서를 봤다. 우선 그의 가정사..아내는 다른 남자와 자신의 가게에서 정사를 나누고 있고 김윤석은 그걸 눈 앞에서 본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분노로 두 사람을 죽일법도 한 일인데 김윤석은 마치 해탈한 인간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는 아내에게 돈다발을 던지고 나간다. 그는 원래 전진호의 선장이자 선주였을 것이다. 배를 찾아야 하다는 의식, 그리고 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에 잡혀있다. 밀입국을 맡은 가장 큰 이유도 배를 지키는 것이다. 이미 어업 시장에서 감척의 대상으로 전락한 전진호지만 자신에겐 강력한 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