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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의 낭비

교황 방한에 대한 단상

교황 프란치스코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는 지상 최고의 배경인 신과 구원을 등에 지고 수 많은 과감한 행보를 이어간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이탈리아 카모라의 근거지 나폴리에서 마피아를 파문하고, 한국에선 현재 가장 고통 받는 타자적 존재, 세월호 유가족들을 품에 안고 그들을 축원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열광도 크다. 특히 SNS에는 그의 말과 행동, 특히 세워호 유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의 모습에 대한 숭양이 가득하다. 모두 그에 감동과 어떤 신성함을 느끼는것 같고, 교황에 대한 존경과 인정은 아마 역대 한국사회에서 손에 꼽을 저옫로 높아 보인다.


하지만 난 이 상황을 보며 어떤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모두가 즐거워 하고 감동 받는 이 와중에 무력감과 좌절감이라니..


사실 교황은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현 교황의 용기와 행적을 폄훼하는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은 적어도 고통 받고 핍박 받는 이들 옆에 있던 예수를 잇는 이들이 져야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린 이 '당연한' 행보에 감명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당연한' 일들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이길래..우린 다른 누군가의 '당연함'애 감동 받아야 하는 것인가...


한국 사회는 지금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가 되었고, 누군가의 고통은 이제 한낱 물질적으로 개량, 환원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지 않은채 권력과 자원이 사적으로 전유된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국가와 정치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한다. 자신들의 직위에 대하 부과되는 공적 책임은 이제 그 공직에 있는 누군가의 대한 사적 비난과 동일시 되며, 공적 책임의 부과는 그저 면피의 대상, 반발의 대상이다. 언론과 시민사회는 '죄'와 '책임' 사이에 설득력 있는 논증을 펴지 못하고 있으며, 분석과 설명의 자리엔 감정과 정념이 작동하고 있다.


당연한 것이 의심 받는 사회


그 와중에 누군가가 행하는 당연함은 이제 감동의 대상이 되었다. '당연함'이 전도되고 전락한 사회를 우리는 교황의 방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 이것이 마냥 감동받기만 할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