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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뵈도 문학소년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박노해 더보기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송경동 어느 날 ...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유리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 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으며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 더보기
나의 동력, 생각의 힘 생각의 힘 박노해 생각이 있는 자는 어찌할 수 없다 생각으로부터 사람의 길이 열리고 빛과 사랑이 동터오른다 생각하지 않는 자에게는 그를 유혹할 악마조차 필요없다 모두가 휩쓸려 가는 길로 던져져 이미 자신을 무너뜨리고 있기에 불운 속에서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자 가난 속에서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자 생각의 힘을 가진 자는 어찌할 수 없다 생각한 대로 사는 자는 어찌할 수 없다 아. 생각이 있는 자는 어찌할 수 없다 난 소위 말하는 외골수 꼴통이다...조직, 공동체를 좋아하지만 그것이 주는 고통에 너무 민감하다. 그것이 주는 따뜻한 품을 사랑하지만 때론 그것이 가진 집단주의에 환멸을 느낀다... 아마 이런 나의 모순적 감정이 내 생각의 힘이겠지....생각이 때론 크게, 때론 작게 다름에도 끊임없이 만남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