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 한국의 잠재적인 세대 균열이 "이게 왜 안터지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그들의 청소년기에 비록 절대적 빈곤 시기를 경험했다고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들 세대야 말로 한국 경제 발전의 최대 수혜자였다. 생애주기 전체에서 그들이 향유할 수 있었던 부와 기회는 이후 세대에선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후 세대(여기선 IMF 이후 세대로 규정짓고 가자)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은 같은 연배의 과거 세대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보다 현격하게 낮다. 노동 시장이 IMF 이후에 유연화 되며 상당수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1차적인 이직 내지 실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20대 시기 살인적인 교육비용과 취업을 취한 출혈 경쟁을 감내하고 그 관물을 통과하고 모색해야 하는 첫 일은 '행복의 향유'가 아니라 '치킨지을 어디 내야 하나?'라는 자조가 이를 반영한다.
그런데 이전 세대는 그들이 향유했던 자산에 대해 어떤 양보의 뜻도 없어 보인다. 물론 사정은 있따. 한국에선 주거와 교육, 의료, 노후세대 부양, 자녀의 결혼비용까지 부모 개인의 몫이다. 그런데 주거는 차지하더라도 교육과 의료, 노후세대 부양, 자녀의 결혼비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연령대에 베이비붐 세대가 도달했다. 이들은 자식 세대와 경쟁해야 하고, 자본가로 부터 받는 불안정성에 압박 받고, 막대한 지출에 시달리고 있다...이들에게 미래 세대를 위해 세금을 더 내고 임금 피크제를 하자고 등등 이야기 하면 과연 수긍할까....

2. 지역의 청년 학생들은 이런 세대 갈등만 경험하지 않는다. 이들은 일종의 이중적 착취 구조에 놓여 있다. 그들은 세대간의 착취와 균열에도 놓여 있지만 서울과 지역의 착취, 수탈 구조에도 놓여 있다. 학벌 문제, 루저쉽, 지방대 아비투스 같은 말들이 시사하는 바는 자명한 하나의 현실을 가르킨다. 근데 정작 이들은 조용하다. 이들은 또래 집단 내부 착취, 세대 간 착취에 다 놓여 있는데...왜 이리 조용한가...

3.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 사랑해 마지 않는 후배 김도균의 노노 갈등의 배후로 언론과 권력에 대한 지적을 제시한 글 때문이다. 녀석은 무려 내게 "고견'을 토해내라고 댓글로 날 압박했다. 난 우리의 현실을 크게 조망해볼때 도균이가 말한 노노 갈등이 단순한 어떤 동원되고 조작된 상징이 아니라 실제하는 어떤 갈등의 존재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실제하는 갈등으로 불안정 노동-청년세대를 한 축으로 한 집단과 정규직-기성세대를 한 축으로 한 세대 갈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여성과 남성, 서비스직과 생산직의 균열도 있지만 더 크게 실제하는 균열은 세대 균열이 아닐까..김도균은 거기서 연대와 절충, 조율을 이야기 하지만 난 양자가 분할할 수 없고 타협하기 힘든,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균열에 놓여 있다고 본다. 노노 갈등의 연대가 가능하려면 어떤 형식으로든 그들이 향유하는 자원의 양을 늘려야 하는데...그건 총자본 나부랭이와 국가의 역할인데...그들이 그런 일을 하겟나? 난 그냥 이렇게 노노-노자의 이중적인 갈등이 지속되다 언젠가 터지지 않겠나 싶다. 그냥 망하는거지 뭐..ㅋ 이 나라엔 출구 전략이란게 존재하기 힘들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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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ilosopher have only interpreted the world in various ways. the point however is to change it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 칼 맑스의 묘비, 포이어바흐에 대한 테제의 가장 마지막 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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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학우 여러분들은 안녕들 하십니까?



  칼바람이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이 왔습니다. 우리가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고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하는 그 시간, 차가운 이 겨울 거리와 광장으로, 산과 들로 나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 추진된 각종 공공부문의 민영화 시도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 더욱 거세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한국 철도의 민영화, 즉 경쟁체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철도 노동자들은 차가운 겨울 바람과 직위 해제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철도공사의 적자를 빌미로 철도 산업에 시장과 같은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서구의 철도 민영화 경험이 보여주듯 철도민영화는 안전과 비용 등 모든 면에서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이 곳 영남대에서 멀지 않은 밀양과 청도에는 핵발전소와 고압송전탑에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저항의 과정에서 유감스럽게도 두 분의 어르신이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최소한의 조의 표명과 주민들의 인권 존중은커녕, 이들을 개인의 이익만 앞세우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 역시 등록금과 알바노동, 취업, 주거 비용, 대학 구조조정의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우리 세대의 모습을 일컬어 '88만 세대', '삼포 세대'라고들 이야기 합니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경제‧사회적 양극화와 불안정의 일상화는 우리 청춘들에게 생존을 위한 경쟁, 순응, 외면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에 대한 순응이 우리 삶을 과연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습니까? 신자유주의가 낳은 외면과 순응은 우리를 지독한 자기검열과 소외로 몰아넣었고, 우리는 그렇게 민주주의의 주체인 참된 시민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 구조는 우리 삶의 여러 문제들과 공공의 문제로부터 우리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적 결정은 당사자들인 우리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 의사를 이야기하거나 비판을 하는 이를 불순 세력 내지 종북 세력으로 몰아가면서 건전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우 여러분, 우리의 모습을 돌아봐 주십시오! 우리 옆에서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들이 고통 받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라며 금기시하고 외면했던 그 고통들이 이제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들의 고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고통들을 외면한다면 우린 과연 언제까지 더 안녕할 수 있을까요? 고려대에서부터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이 물음,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저희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과연 어떻습니까?
영남대 학우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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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상구가 두번째 대자보를 부착했습니다. 어제 대자보 장인들을 모처에 가둬두고 한땀한땀 대량생산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부착조가 추운 겨울에 학교를 돌며 여러 공간에 부착했습니다. 

2. 어제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에 올라운 성노동자의 대자보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저는 불법적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하여 그녀의 시민적 권리가 박탈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거대한 불법을 일상적으로 범하는 재벌과 권력자들에겐 분노하지 못하고, 소수자이며 약자인 그녀의 시민적 권리를 박탈하려 할까요? 한국 사회의 진보가 약자, 소수자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없다면 우리의 운동은 무얼 위한 운동인가요? 그리고 그것이 일베와 같은 극우 커뮤니티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신다는 분들께선 이 대자보 운동의 함의가 무어라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자보가 과연 단순한 민영화 저지를 위한 도구인가요? 신자유주의가 한국에서 전면화된 이후 타자의 고통에 대한 반응이 사라지고, 외면과 소외가 일상화되는 현실에서 이 대자보의 본질은 우리의 아픔이 단지 나만의 고통이 아니라는것을 외치는것 아닌가요?



<이하 전문>

안녕하지 못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영남대에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분들과 안녕하다는 분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여쭙습니다.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요?’

‘안녕’이라는 물음은 지난한 일상에 찌든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고액 등록금은 물론이고 토익성적, 스펙 경쟁에 우린 언제나 순응했습니다. 추운 겨울 자취방에 보일러 하나 마음대로 틀지 못하면서, 삼각 김밥과 컵라면에 의지하면서도 언젠가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러나 친구, 동료들과의 간단한 맥주 한잔의 여유조차 포기하며, 그 경쟁을 넘어 힘겹게 사회로 나아갔을 때 우리의 아픔은 과연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는 것일까요? 내가 한 걸음 나아갔을 때 사회는 열 걸음, 백 걸음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우리의 등을 떠밉니다. 얼마나 더 이런 경쟁에 순응해야 우린 행복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연봉, 수입, 차 값, 집 평수가 얼마나 되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우리 세대는 먹고 사는 것 때문에 결혼과 출산은 물론 연애마저 유보한지 오래지 않습니까?

현실은 우리에게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살 것을 강요합니다. 그야말로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지금 우리 삶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효율성을 앞세운 철도 및 의료 관련 정책의 추진은 공공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고, 불확실한 삶을 더욱 암울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너와 나, 우리들이 감당해야하는 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자신들의 아픔을 외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우리의 아픔은 과연 당연한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과연 무엇 때문에 아픔을 함께하지 못하였는가?” 

저희는 이 순응과 경쟁, 외면과 소외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너 우리의 고통은 이제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당연한 아픔이 아닙니다. 우리 시대의 뒤틀린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결과입니다. 전국에서 여러 대자보를 훼손하는 몇몇 사람들도 역시 그들의 삶의 아픔과 좌절 앞에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나요? 저희는 그들의 행동 역시 우리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이 고통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몸부림으로 이 고통의 고리를 끊고 참된 삶을 살 수 있을지 절실하게 학우 여러분과 고민하고 싶습니다. 이 대자보는 선동이 아닙니다. 감성팔이도 아닙니다. 저항하라고 강요하지도, 따르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 대자보는 아픈 우리의 현실과 그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 체제에 대한 물음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공적 담론의 장을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린 성별도, 가정의 환경도, 생각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 다르지 않은 고통에 직면해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관용과 차이에 대해 인정하며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다른 학우 여러분의 응답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린 이 아픔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지혜를 찾고 싶습니다.

아픔을 지니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묻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제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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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두 번째 이야기-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 영남대에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분들과 안녕하다는 분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여쭙습니다.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요?’

‘안녕’이라는 물음은 지난한 일상에 찌든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합니다. 고액 등록금은 물론이고 토익성적, 취업스펙 경쟁에 우린 언제나 순응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을 당연히 여기며 우리는 추운 겨울 자취방에 보일러 하나 마음대로 틀지 못하면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삼각김밥과 컵라면에 의지하면서도 우린 언젠가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 경쟁 속에서 버텨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친구, 동료들과의 단란한 맥주 한잔의 여유조차 포기하며 그 경쟁을 넘어 사회로 나아갔을 때 우리의 아픔은 과연 해결될까요? 얼마나 더 경쟁에 순응해야 우린 행복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연봉이, 수입이, 차 값이, 집 평수가 얼마나 되어야 우린 도대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학자금 대출 부채, 하우스 푸어, 취업경쟁 속에서 우린 결혼과 출산은 물론 연애마저 유보해야 하는 삶이 아니던가요? 세상은 우리의 고통을 우리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더 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 우리의 무능, 우리의 게으름으로부터 연유하는 것일까요?

돌아보면 우린 행복한 삶을 위해 그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에게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살 것을 강요합니다. 그야말로 목적과 수단의 전치가 지금 우리의 삶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렇게 계속 달려가더라도 ‘안녕’할 수 있을까요?

철도와 의료 부문의 공공성 훼손 문제에서 시작하여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우리의 아픔을 외칩니다. 그리고 묻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픔은 과연 당연한것인가?”

저희는 이 순응과 경쟁, 외면과 소외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너 우리의 아픔과 고통은 이제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태초부터 존재했던 당연한 아픔이 아닙니다. 우리 시대의 뒤틀린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결과입니다. 전국에서 여러 대자보를 훼손하는 극우 청년들 역시 그들의 삶의 아픔과 좌절 앞에 일베와 같은 공간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던가요? 저흰 그들의 행동 역시 우리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는 반영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이 고통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몸부림으로 이 고통의 고리를 끊고 참된 삶을 살 수 있을지 절실하게 학우 여러분과 고민하고 싶습니다.

이 대자보는 선동이 아닙니다. 감성팔이도 아닙니다. 저항하라고 강요하지도, 따르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 대자보는 우리의 아픔을 담고 있는 노래이며, 아픈 우리의 현실과 그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 체제에 대한 물음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공적 담론의 장을 찾고자 하는 모색입니다. 우린 성별도, 삶도, 가정의 환경도, 생각도 모두 다른 주체들입니다. 하지만 우린 다르지 않은 고통에 직면해 있습니다. 단지 그것이 나의 문제인지 주변의 문제인기가 다를뿐입니다. 그렇기에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기본인 관용과 차이에 대한 인정의 자세로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다른 학우 여러분의 응답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린 이 아픔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지혜를 찾고 싶습니다.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지 못하시다면 응답해주세요,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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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나, 엊그제였나 날짜도 기억나지 않는 날, 퇴근길에 꾸벅꾸벅 졸다가 당신의 이름 석 자가 생각났다.

서장완, 그는 대구 지하철 해직 노동자였다. 그리고 난 그를 단 한 번 만나 악수한것이 인연의 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그의 아들 태윤이가 초등학교 입학한지 며칠되지 않아 오랜시간 싸웠던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난 당시 대학원을 휴학하고 경산의 선거사무소에서 정책, 언론 담당자로 상근중이었다. 그리고 SNS로 그의 부고를 듣고, 그의 삶의 마지막 흔적이 남은 그곳으로 갔다. 거기서 우린 두번째 만났다. 그간 페북에서 몇 차례 이야길 주고 받았지만, 나와 그의 두 번째 만남 사이에는 서로의 온기가 없었다.


먹먹했다. 다른 감정은 없었다. 이제 초등학교 들어간 아이가 걱정이었고..해고 이후 해고와 싸우면서도 당의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를 뛴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오늘 한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세상은 참 억울하다.


착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은 왜이리 잘 죽는가



우린 정녕 똑같은 피와 살을 나눈 인간인가? 전두환과 같이 수백의 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학살자도 떵떵거리며 사는데..노동자들, 빈민들, 청년들..모든 고통받는 그들은 왜..그들의 피가 덜 따뜻하고 그들의 뼈와 살이 더 무른가?...


죽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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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정지창 교수님에 대한 부당한 명예교수 배제를 규탄하고 영남대학교의 퇴행적인 비민주성과 그것의 근원인 왜곡된 역사와 소유구조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대구에서 영남대 정상화 시민대책위와 지역시민사회단체, 학계, 문화예술계까지 아울러 열렸습니다.


  기자회견 마치고 기자 한분과 영남대 한바퀴 돌며한 이야기가 있어 잠시 여기 정리해서적어 봅니다








   영남대학교에는  두 분의 인혁열사 선배가 계십니다. 과거 재심 판결 이전 운동권 선배들이 열사들의 추모비를 학교에 세웠지만 학교측의 방조하에 국가 공권력은 "이적세력" 인혁당의 추모비를 산산히 조각내버렸습니다. 그리고 재심 판결 이후 학교측과 영남대 민주동문회, 영남대 총학생회는 학교와 인혁당 추모공원 조성이나 추모비 제막의 문제를 논의했으나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전 영남대 문제의 본질이 두 가지라 생각합니다. 하나는 사립학교의 민주주의적인 운영구조와 공공성과 역사적전통이 조화된 소유구조라는 구조의 문제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바로 이데올로기와 기억투쟁의 문제입니다.


  전 특히 후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경주 최부자집으로 대표되는 뜻 있는 경북지역 유지와 지역의 독립운동 세력이 결합하여 애족, 애국의 기치로 민족의 동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청구대학과 대구대학이 어떻게 박정희의 폭압적 권력에 의해 찬탈되고 통합되었는지, 왜 박근혜 이사장 취임 이후 영남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박정희를 교주(校主)라고 학교 학칙에 명명했는지 학교는 그 진실에 대한 기억을 거부합니다. 박정희와 박근혜라는 살아있는 정치권력과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고 새마을운동과 같이 지극히 논쟁적인 정책을 새로운 제3세계 국가 개발의 모델인냥 팔아먹는 학교의 행태...이것이 과연 기억과 이데올로기의 싸움이 아닐까요


  역사의 제대로된 평가도 거치지 못한채 가장 논쟁적인 균열의 지점에 놓인 새마을과 박정희를 왜 굳이 영남대는 스스로 껴않으려 할까요? 과연 정말 영남학원의 설립자가 박정희라는 신앙때문일까요? 그래서 그들은 학문, 사상, 양심의 자유와 다양성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이단인 정지창 교수님을 배제하고 여러 교수님들을 억압하는걸까요? 도대체 학교는 무슨 생각으로 그 독재자와 그로 부터 학교를 '상속'한 과거의 유령들에게 학교를 갖다 넘기고 그들을 브랜드화 하겠다고 하는걸까요..정녕 그들은 학자적 양심이라고는 저 천마로의 잔디길이만큼도 없는걸까요..? 정녕 정지창 교수님의 말씀처럼 5년도 못가는 정치권력에 편승하기 위해 100년 200년 이어져야할 우리 영남대를 신앙의 공동체로 만들려는걸까요?


  전 영남대를 사랑합니다. 그 드넓은 캠퍼스, 나무가 많은 인문사회계가 있는 캠퍼스 동쪽 지역을, 그곳에 녹아있는 내 수년의 추억과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영남학원은 내게 그저 쪽팔리기 짝이 없는 추한 공간입니다. 인혁열사에게도 이름모를 후배들에게도 그저 진정 부끄럽고 송구스럽기만 할 뿐입니다...대학의 본질적 존재근거를 부정한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 앞에 무력하기만 한 우리가 너무 싫습니다...

  전 영남대학교 공동체가 진정 기억하고 기념해야할것은 박정희와 박근혜, 새마을따위가 아니라 권위주의에 항거하다 돌아가신 인혁당 열사이며 한구사회의 민주화를 이뤄낸 80년대 학번 선배들의 민주화 투쟁이며, 박근혜 비리재단을 몰아낸 학원 구성원들의 민주성이며, 지역과 민족의 동냥을 키우고자 전재산을 학교에 바친 경주최부자의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영남대 문제를 둘러싼 투쟁은 정치의 문제이며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맞서는 우리의 기억투쟁입니다..잊지맙시다 우리의 영남대학교를...같이 힘 모아 지켜냅시다 우리의 영남대학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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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연대회의 강령

- 2009년 정기당대회 2차 회의(3. 29.)에서 채택

전문(前文)

1. 참된 자유와 만남이 실현된 나라를 향해 현실국가를 끊임없이 지양하는 활동이 정치이다.

아무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기를 형성할 때, 나는 자유이다. 하지만 나는 오직 너와 만나 우리가 될 때에만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삶의 진리는 만남이요, 자유는 본질에서 사회적이다. 나의 자유는 그 만남의 공동체가 확장되는 만큼 넓어지고, 그 만남의 온전함만큼만 온전할 수 있다. 이처럼 자유로운 삶을 위해, 너와 내가 평등하게 만나 서로 주체로서 우리가 되고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이 바로 정치이다.

사람들의 수많은 만남이 정해진 범위와 형식 속에서 하나의 전체를 이룬 것이 나라이다. 그리고 나라가 역사 속에서 사회적 실체로서 실현된 것이 국가이다. 이처럼 국가는 나라의 현상인 한에서 언제나 불완전하고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존하는 국가는 참된 나라를 위해 끊임없이 부정되고 지양되어야 한다.

국가는 그 형식에서 모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 실질에서, 국가는 모든 시민을 위한 사회공화국으로서 평등과 평화, 공공성과 사회연대에 기반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는 만남의 최종적 전체가 아니므로, 더 큰 전체인 인류공동체를 향해 자기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의 참된 만남을 위해 생명의 터전인 자연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

2. 오직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만 인간의 자유와 참된 만남의 공동체가 가능하다.

우리가 나의 자유를 너와의 만남에서 찾지 못할 때, 자유의 주체는 고립된 개인이 되고 객체는 사물이 되며, 둘의 관계는 강제와 폭력이 된다. 사람이 그렇게 홀로 자유의 주체가 되려 할 때, 다른 이를 평등한 주체가 아니라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사물의 욕망에 눈멀어 남을 도구화하는 자는 결국 자기도 사물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자본주의 아래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자본의 노예이다. 자본이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노동자는 오직 노동력을 파는 것 외에 다른 생존수단이 없는 사회에서 노동은 자본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끊임없는 이윤추구를 통해 자기증식을 추구하는 자본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상품화하고, 자연조차 수탈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므로 자본의 지배와 참된 만남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자본의 지배가 전면화할수록 자유, 평등, 연대의 이상은 질식하고, 국가는 착취와 침략의 도구가 된다. 오늘날 진화를 거듭한 자본주의는 모든 노동과 생산관계는 물론 인간의 삶 전체를 금융이라는 유령의 제물로 만들어버린다. 이런 신자유주의의 세계에서 맹목적 경쟁원리는 치명적 내분을 부르고, 자본은 암세포가 숙주를 파괴하고 자기도 소멸하듯 총체적 파국을 향해 질주한다.

우리는 이 위기를 오직 자본의 지배 자체를 극복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다. 인류가 이 문제를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개척 또는 군사력으로 해결하려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 앞에 기다리는 것은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과 죽음밖에 없다.

3. 사회연대와 공공성 대신 경쟁의 원리만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는 지옥이다.

시대의 위기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가 대응할 때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된 이상에 따라 사회공화국을 형성하는 것 자체가 미완의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혈연적 유대를 지양하고 보편적 이념에 따라 자유로이 결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부장적 족보는 신성시되어도, 아무런 공동의 이상도 없는 이 땅에서 국가는 모두를 위한 나라가 아니라 특정 집단에 의해 도구적으로 장악된 권력기구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날 식민통치와 남북분단 그리고 전쟁의 비극이 모두 그런 공화국을 건설하지 못한 것 때문이다. 그런 사회에서 국가는 자본증식의 도구가 되고, 권력은 독재로 기울며 인간의 자유와 기본권은 억압된다. 그에 저항하고 비판하는 민중을 국가가 적으로 삼아 공격할 때 나라는 내부적 전쟁 상태에 떨어지고, 민중의 지지 대신 외세에 기대어 권력을 유지하려 할 때 나라는 외부적 식민 상태로 전락한다.

연대와 공공성의 원리는 사라지고 경쟁 원리만이 지배하는 곳에서 사회는 양극화되고, 약자는 착취와 수탈의 대상이 되며, 소수자는 박해와 배제의 대상이 된다. 도처에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빈민들은 생존의 공간에서 쫓겨나며,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다. 만남과 형성의 기쁨 대신 낙오의 공포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민중은 서로 연대하지 못하고 무한경쟁의 지옥에서 자본의 먹이로 전락한다.

4. 우리는 인류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온 다양한 진보 운동들을 계승한다.

시대가 아무리 절망의 나락에 빠져도, 역사에서 자유는 더욱 성숙해왔고 만남은 확장되어왔다. 근대 시민혁명이 자유와 인권의 이념을 보편화시킨 이래, 사회주의 혁명이나 사회민주주의 개혁운동 등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그 뒤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은 제1세계 국가들에 의해 억압받는 민족들을 해방시켰으며, 그 바탕 위에서 세계시민적 국제주의는 편협한 민족국가의 경계를 넘어 보편적인 인류 공동체의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진보의 역사는 인간 해방의 외적 확대였을 뿐만 아니라, 내적 성숙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성주의 운동은 성과와 권력만으로 규정되는 가부장적 세계에서 성평등과 함께 보살핌의 가치를 가르쳐주었으며, 모든 종류의 소수자 운동은 획일성의 폭력에 저항하고 차이와 다양성의 가치를 깨우쳐주었다. 또 평화주의 운동은 아무리 선한 싸움이라도 싸움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것의 어리석음을 교정해주었으며, 생명사상과 생태주의 운동은 진보운동을 편협한 인간중심주의에서 해방시켜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가르쳐주었다.

우리의 과제는 이 모든 진보적 운동의 역사에서 좋은 것을 배우고, 과오를 교정하며, 한계를 극복하면서 인류 진보의 역사를 이어나가는 일이다. 우리는 차별에 저항하고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러나 자기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일 수 없으며, 권리나 투쟁만으로는 결코 참된 만남의 공동체에 이를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므로 새로운 진보 운동은 자기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른 사람 및 뭇 생명과의 참된 만남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5. 우리는 한국 역사 속에 이어져온 항쟁의 전통 위에 국가 전체를 다시 세워야 한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민중은 왕조 시대부터 식민지 시대를 거쳐 독재 시대를 살아오면서 치열한 항쟁을 통해 스스로를 해방시켜왔다. 동학농민전쟁과 3.1운동은 물론 해방 공간에서 통일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각지에서 일어난 민중들의 투쟁 그리고 4.19혁명과 부마항쟁, 5.18 광주항쟁 및 1987년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 그리고 2008년 촛불항쟁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근현대사는 밖으로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고 안으로는 국가폭력에 맞서 줄기차게 싸워온 역사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으며, 우리가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임을 안팎에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온 노동자, 농민운동 그리고 기층 민중운동은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공공성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여러 시민운동 및 소수자운동은 인권의 지평을 넓히고 생태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문화적 다양성을 북돋웠다.

그러나 6월항쟁 이래 한 시대가 지난 지금, 그 모든 진보적 성과가 자본의 폭력 앞에서 전면적으로 사라져버릴 위험에 처해 있다. 민중의 피맺힌 항쟁으로 얻어낸 민주주의는 인간의 자유가 아니라 자본의 통제받지 않는 착취의 자유로 전도되었다. 고삐 풀린 자본은 입법, 사법, 행정 그리고 언론, 교육, 문화예술 가릴 것 없이 온 사회를 총체적으로 장악하여 국가를 한갓 수탈기구로 만들었다. 인간을 착취와 억압에서 구하고 생명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부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새로 세우는 것이 절박한 과제이다.

6. 우리는 평등 생태 평화 연대의 정신 위에 통일된 나라를 세움으로써 참된 만남의 공동체를 실현해가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진보적 상상력과 그것을 실현할 추동력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나라는 모든 종류의 불평등과 차별, 그리고 폭력을 지양하고, 평등과 생태, 평화와 연대의 정신에 바탕을 둔다.

그 나라에서 모든 차별은 철폐되고, 인간의 모든 허약함이 보살펴지며, 모든 차이는 다양성으로 존중받을 것이다. 노동은 자기를 실현하고 남을 섬기는 활동이 될 것이며, 재화는 골고루 분배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들이 숭상될 것이다. 기업은 개인의 사적 이익추구가 아니라 인간의 자기실현과 공공적 이익을 위해 존재할 것이며, 학문과 기술은 자연을 단지 이용하고 파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진보할 것이다. 학교와 교육은 인간을 도구적으로 훈육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성의 실현을 위한 기관이 될 것이며, 언론은 자본과 권력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공공적 이성과 집단적 지성이 표현되고 실현되는 기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나라 안으로는 인간과 자연, 도시와 농촌, 지역과 지역이 상생의 길로 들어설 것이며, 밖으로는 편협한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대신 세계시민적 열정으로 인류공동체에 봉사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런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민중이 정치권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오늘날 대의민주주의는 민중의 자기지배가 아니라 자본의 국가지배를 위한 제도로 전락했다.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뜻을 온전히 대표할 수 있도록 대의제를 지속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좁은 의미의 정치적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노동현장과 생활현장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한다. 또 주요 생산수단은 사회적으로 소유되어야 하며, 경쟁 원리 대신 공공성과 연대의 원리에 따라 시장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이런 이상을 따라 우리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롭고 통일된 나라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평화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통일은 낡은 국가주의와 맹목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더 크고 강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남과 북의 국가기구를 지양하고 근대적 민족국가의 틀을 넘어서서, 나라 안팎의 모든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참여하여 만들어나가야 할 자유로운 만남의 공동체가 바로 미래의 통일된 나라인 것이다.

7. 지난 진보정당운동의 성찰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다양한 진보운동들을 정당정치와 결합시키는 것이 진보신당이 떠맡아야 할 과제다.

한 사회가 정체되고 퇴행하지 않으려면 이런 나라를 지향하는 진보적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하며, 그 정신을 진보적 정당이 정치의 영역에서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진보적 정당들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가부장적 질서와 생태파괴 문명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왔다. 그 역사에서 한계와 오류도 있었으나,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여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나가려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가 수립된 이래 한 번도 보편적 이념에 입각한 진보 정당이 대중과 사회 속에 온전히 뿌리 내린 적이 없었다. 수많은 진보 운동이 있었으나 그것은 정당정치와 결합하지 못했다. 1987년 이후 독자적인 진보정당의 건설을 위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편으로 보수정치에 대한 의존으로 인해, 다른 한편 진보정당 내부의 패권주의와 외부에 의존하는 몰주체성 때문에 참된 진보 정당을 건설하는 데 실패했다. 또 사회의 변화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여 이념과 노선을 혁신하지 못했고 민중을 정치의 주인으로 세우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 사회의 진보적 열정은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한다.

그 결과 정치는 지역 간의 패권다툼이나 내용 없는 권력투쟁으로 전락하고 민중은 냉소 가운데 정치에 등을 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왔다. 오늘 이 땅에서 진보적 정치 운동의 가장 절박한 과제는 다양한 진보운동의 열정을 정당정치와 결합시켜 새로운 사회, 모두를 위한 나라를 형성하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바로 이 과제를 떠맡아야 한다.

8. 진보신당은 노동자 ․ 서민의 정당이자 여성 ․ 소수자의 정당이고 녹색정당으로서, 자기 속에서 새로운 나라의 가능성을 먼저 보여줄 것이다.

시대의 위기에 맞서 국내외 모든 진보 운동의 역사를 계승하는 진보신당은 자본주의와 국가폭력 또는 가부장적 사회질서는 물론 인간을 차별하고 억압하며 도구화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이다. 진보신당은 거대 자본의 착취로부터 자기를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모든 서민과 빈민의 정당이며, 가부장적 질서에 맞서 싸우는 여성의 정당이고, 모든 사회적 차별 및 편견에 저항하는 장애인, 성소수자 및 이주민 등 다양한 소수자의 정당이다. 또한 진보신당은 입시경쟁과 학벌사회에 저항하는 학생과 청년의 정당이며, 모든 사람들을 억압과 차별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지식인과 시민들의 정당이다. 그리고 진보신당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지키기 위한 녹색정당이다.

참된 정치는 민중의 이름을 내세워 자기의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비워 서로 모시는 일이다. 진보신당은 그렇게 모든 사람이 서로 모시고 사는 나라를 여는 공동체이다. 새로운 나라의 가능성을 자기 속에서 먼저 보여줄 수 있을 때만, 진보신당은 그런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우리의 정당 자체를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개방적인 만남의 공동체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제 소수만의 정치와 증오의 정치, 획일적 동일성의 정치와 담합과 배제의 정치 그리고 맹목적인 권력추구의 정치를 거부한다. 도리어 우리는 안으로는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초대하고, 자기를 주장하기 전에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차이를 반목의 구실이 아니라 풍요한 다양성의 씨앗으로 승화시키고, 밖으로는 나라 안팎의 모든 진보적 정당 및 시민 사회 단체들과 언제나 개방적으로 연대해나갈 것이다.

바로 여기가 새로운 나라의 터전이요, 그대가 이곳에 뿌리내릴 씨앗이다. 오라, 벗이여! 인간을 고통에서 구하고 시대를 위기에서 건지며, 우리 모두 긍지 높은 역사의 주인이 되기 위해, 좌절과 절망을 떨치고 일어나 다시 우리를 부르는 역사를 향해 달려 나가자!

본문

1. 대의 민주주의를 더욱 민주화하고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확대하여 대의제가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

정치의 근본 이상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참된 만남이 이뤄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고 책임 있는 실천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대의 민주주의를 더욱 민주화하고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확대하여 대의제가 가진 한계를 보완한다. 정치 민주화의 지속적인 강화를 위해, 변화된 사회 조건에 맞는 정치 제도를 도입 ․ 강화한다. 대중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는 온전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실시, 시민들과의 만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의 독소 조항 폐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소환제 실시, 그리고 대중이 직접 발의하고 토론하여 결정하는 참여 자치 영역의 확대 등을 추진한다.

2. 정부의 구조와 기능을 사회연대국가 ․ 평화국가 ․ 녹색국가의 방향으로 바꾸고 국가 관료 기구를 민주적 통제 아래 둔다.

좋은 정부란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 추구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공동체 구성원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본국가 ‧ 안보국가 ‧ 토건국가의 역할에 충실한 정부 구조와 기능을 사회연대국가 ‧ 평화국가 ‧ 녹색국가의 방향으로 바꾼다. 또한 국가 관료 기구의 권위주의적 · 억압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그 운영을 민주적 통제 아래 둔다. 복지와 민생, 평화와 생태 등 일반 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정부 기능과 역량을 확장한다.

3. 지역사회에서부터 주민 참여와 자치를 강화하고 협동과 연대의 대안 공동체들을 일궈나간다.

지역사회는 생산 활동과 일상 생활이 만나는 구체적인 삶의 공간이자 새로운 정치 주체가 성장하는 산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지역정치는 지방자치라는 이름 아래 지역 토호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장이자 소모적인 중앙 정치 갈등의 복제판에 불과하다. 민주주의를 더욱 심화 ․ 확대하고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출발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한 지역 정치의 재구성이다. 이를 위해 조례, 예산, 발전 계획 등의 결정 과정 전반에 주민 참여의 길을 열고, 교육, 공공안전 등의 영역에서 주민 자치를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이러한 제도의 변화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민주주의의 건강한 토대가 될 협동과 연대의 대안 공동체들을 일궈나간다.

4. 남북한 민중의 삶을 개선하고 남과 북 양 체제를 지양하는 진보적 통일을 지향하며, 그 출발점으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한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군사 긴장과 대립은 한국전쟁과 냉전 분단 질서의 유산이다. 한미동맹은 미국의 제국주의 지배전략에 바탕을 두고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으며, 북한은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이에 맞서고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남한과 낡은 국가사회주의의 틀에 갇힌 북한의 체제 대결은 한반도 민중의 삶을 이중으로 짓밟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핵 폐기와 종전 선언, 평화협정을 통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고, 남북한 상호 군비 축소를 추진하는 것이다. 평화체제 형성과 함께, 종속적 한미동맹체제를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며,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이러한 평화체제의 형성은 통일의 시작이고, 통일은 평화체제의 완성이다. 통일은 분단을 극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남북한 민중 모두의 삶을 개선하고 현재의 남과 북 양 체제를 뛰어 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5. 호전적 ․ 국수적 민족주의에 맞서 아시아 경제평화협력체제를 구축하며, 전 지구 차원의 녹색평화외교를 통해 미국 등 강대국 중심 국제 질서를 극복하고 진보적 국제 연대를 실현한다.

민족주의는 한때 제국주의에 맞서는 강력한 무기였지만, 우리 시대에는 점점 더 진보의 이상을 담기에 협소한 틀이 되고 있다. 21세기 진보운동은 민족국가의 좁은 틀을 넘어 보편적인 인류 공동체 속에서 세계 시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국제 연대를 지향해야 한다. 우선 아시아 차원에서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불붙고 있는 호전적 ․ 국수적 민족주의에 맞서 각 국의 민주 진보 세력과 연대한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일체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중단하고, 아시아 지역 내 각 국이 호혜 협력하는 경제평화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투기자본을 규제 감시하고, 공동으로 외환을 관리하며, 경제 협력과 인간 안보가 함께 보장되는 평화협력의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어간다. 단지 주변국 간 협력을 넘어서 전 지구 차원의 녹색평화외교를 추진한다. 그 중심 과제는 핵무기 철폐, 침략전쟁 중단, 군비 축소이며, 남반구 민중 지원, 기후 변화 대응, 재생가능에너지 개발,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 수립이다. UN 등 강대국 중심의 기존 국제기구를 개혁하고, 미국 등 강대국 중심 국제 질서를 넘어 새로운 국제 정치 ․ 경제 질서를 수립한다.

6. 군 구조를 개혁하고 남북의 군비를 축소하며 국방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여 포괄적 안보를 향해 나아간다.

안보를 단순히 군사력의 균형, 혹은 힘에 의한 국가 이익의 실현으로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에서 벗어난다. 새로운 포괄적 안보 개념은 군사력을 방어적 관점에서만 인정하며, 위협 요소의 근본적 제거를 위해 다자 협력 안보를 추구한다. 또한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평화와 복지의 선순환에 바탕을 둔다. 이러한 포괄적 안보의 실현을 위해, 무기 체계를 공격이 아닌 방어 중심으로 전환하며, 현재의 기형적인 군 구조를 인력 중심이 아닌 장비 중심으로, 각 군의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편한다. 더 나아가서는 남과 북의 상호 군축을 통해 군비를 대폭 감축하고, 국방에 대한 민간 참여와 민주적 통제를 강화한다. 군 복무기간을 점차 단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며, 병영 내 군인 인권을 보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한다. 군축과 통일 과정을 고려하여 국방 예산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주권과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적 합의를 재검토하고, 부당한 협정을 개폐한다.

7. 반인권 악법과 억압적 국가기구들을 철폐하고 경찰, 검찰, 법원 등 사법을 민주화하며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인권은 모든 사람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억압받고 있다. 인권의 보장과 확장을 위해 우선 각종 반인권 악법과 제도들을 철폐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국가정보원 등 억압적 국가기구들을 해체한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 언론과 출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확실하게 보장한다. 경찰, 검찰, 법원에 대한 민중 참여를 확대하여 사법을 민주화한다. 이주노동자, 이주민, 성 소수자, HIV/AIDS 감염자,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선거권 ․ 피선거권, 거주 및 이주의 권리, 가족구성권 및 각종 사회적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한다. 나아가 과거 인권 탄압의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여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한다.

8. 위기에 빠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넘어 경제 활동의 전 영역에 다수 대중의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새로운 경제 체제를 향해 나아간다.

사적 소유와 시장 경쟁, 이윤 추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자본 소유자와 임금 노동자 사이의 대립, 부유한 소수와 가난한 다수 대중의 양극화를 낳으며, 전 지구 차원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양극화, 생태계 파괴를 불러온다. 신자유주의는 그 결정판이다. 하지만 전 지구적 경제 위기와 함께 신자유주의는 그 토대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대중의 의심과 비판은 신자유주의 외에 다른 어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향하기 시작하고 있다. 대안의 기본 방향은 경제 활동의 모든 영역에 노동자, 농민, 소비자, 지역주민 등 다수 대중의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것뿐이다. 사적 소유 대신 다양한 사회적 소유가, 시장 경쟁 대신 대중의 참여와 연대에 따른 전 사회적 자주관리가, 이윤 추구 대신 인간의 필요와 생태적 가치의 충족이 지배해야 한다. 주요 생산수단을 중심으로 사회적 소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노동자 민중 대표가 참여하는 경제 조절 기구를 수립한다. 새로운 경제 체제를 수립하려는 진보신당의 모든 노력은 이러한 목표를 지향한다.

9. 재벌 지배 구조를 해체하여 대기업의 소유 ․ 지배 구조를 전환하고 중소기업을 보호 ․ 지원하며 협동조합 등 대안 기업을 중심으로 풀뿌리 경제를 활성화한다.

한국 사회에서 거대 자본의 지배는 대기업 부문의 뿌리 깊은 재벌 지배 구조 그리고 사회 전 영역에 대한 재벌 대기업의 지배와 수탈로 나타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출자총액제 등 다양한 규제 장치들을 통해, 재벌이 회사제도를 오남용하는 것을 방지한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엄격히 분리하여 재벌의 금융 지배를 막고, 언론 등 사회 전 영역으로 권력을 확장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 궁극적으로는 재벌 주도의 대기업 소유 ․ 지배 구조를 해체하여 노동자가 경영을 주도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안 기업 형태로 전환한다. 한편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와 이로 인한 대기업의 과도한 권력은 불공정 하도급 관행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몫이 된다. 이에 맞서 하도급 구조를 시급히 개혁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할 금융 및 기술 혁신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협동조합,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 사회적 기업 등 대안적 소유 ‧ 지배 구조를 갖춘 중소기업들을 육성하여 풀뿌리 경제를 활성화한다.

10. 공공부문 사유화를 중단하고 기간산업과 공공재 ․ 사회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공부문을 확대하며 그 경영을 민주화한다.

물, 전력, 가스, 교육, 보건, 운송, 통신 등 기간산업과 공공재, 사회 서비스는 공적으로 소유 ․ 운영해야 하며 이윤 확대가 아니라 공공성의 원칙을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영역을 사적 자본에게 헐값에 내다팔아 이윤 추구 수단으로 만드는 공공부문 사유화는 즉각 중단한다. 오히려 그간 한국 사회에서 과도하게 시장의 지배 아래 놓였던 교육, 보건 등을 중심으로 공공부문을 확장한다. 물론 개발주의 시대의 산물인 한국의 공공부문에 많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부문 관료주의와 여타 문제점의 해결책은 사유화가 아니라 경영 민주화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 기관의 관료적 통제를 해체하고, 공기업 노동자와 서비스 이용자 등이 참여하는 말 그대로 ‘공공’적인 지배 구조를 마련한다.

11. 은행 국유화를 통해 금융 기관의 소유 ․ 지배구조에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금융 활동 전반을 사회적으로 통제하여 금융 자본을 사회 전체의 자산으로 환원시킨다.

위기에 빠진 신자유주의의 극복은 그 주역인 금융 자본의 과도한 성장과 지배에 족쇄를 채우는 데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서는 금융 자본을 사회 전체의 자산으로 환원시켜야 한다. 그 첫 걸음으로서, 이제까지 정권이 추진해온 일체의 금융 산업화 정책, 금융 중심 성장 전략들을 중단한다. 은행의 추가 사유화를 막고, 주요 은행의 국유화 등을 통해 금융 기관의 소유 ․ 지배 구조에서 공공성을 강화한다. 또한 중소기업 및 서민 전담 금융 기관들을 설립해 중소기업과 경제적 약자들의 금융 소외를 방지하며, 은행 여신 활동을 규제하여 금융 자산이 지역사회 내에서 환류하게 한다. 금융 감독 기구를 민주화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여, 금융의 기능이 다수 대중의 생활 안정과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종속되게 만든다. 투기 자본의 국제 이동은 국제 협력을 통해 토빈세 등을 실시하여 엄격히 규제하고, 오히려 이를 전 지구 차원의 대안적 발전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재원으로 삼는다. 궁극적으로 남반구 민중의 발전에 기여하는 대안적인 국제 금융 질서를 구축한다.

12. 국가의 산업 정책 능력을 친환경 ․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육성에 집중하여 에너지와 자원 사용은 줄이면서 고용은 늘리는 녹색 경제로 전환한다.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로 해체된 국가의 산업 정책 능력을 되살려야 한다. 하지만 그 방향은 외연적 ․ 양적 성장을 추구하던 과거 개발주의 시대와 같을 수 없다. 우리 시대의 산업 정책은 화석에너지 고갈, 기후 변화 등 전 지구적 생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녹색 경제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기본 방향은 에너지와 자원 사용은 줄이면서 고용은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 성장 산업인 친환경 ‧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며, 환경 친화적이면서 질 높은 녹색 일자리를 창출한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구조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용이 위협받거나 노동의 질이 저하되지 않아야 한다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 또한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들을 녹색 산업 발전의 핵심 파트너로 삼아, 녹색 경제로서의 전환 과정이 지역사회와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게 한다.

13. 고소득층과 재벌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와 복지 지출 확대를 통해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 결정 ․ 집행 과정에서 민중 참여와 감시를 보장한다.

조세 및 재정의 기본 원칙은 소득 계층 간 재분배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조세 측면에서는 능력에 따른 세금 부담 원칙을 실현한다. 고소득자 및 고가 자산(부동산, 금융 자산 등) 보유자와 재벌 대기업에 대한 누진 과세를 강화한다. 탈세에 대한 경제적 사법적 처벌을 강화하여 조세 정의를 확립한다. 재정 측면에서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에서 복지 지출을 양적 ․ 구조적으로 확대한다. 안보국가와 토건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국방 및 건설 관련 예산을 줄이는 반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과 시민 전반의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데 보다 많은 예산을 배정한다. 재정 민주화를 실현하고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예산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민중 참여와 감시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14. 노동자 스스로 노동과정을 통제하고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임금 노동에 제한되지 않는 노동 개념을 인정함으로써 노동을 탈바꿈시킨다.

노동은 자기를 실현하면서 남을 섬기는 활동이어야 하며, 누구든 고된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자유 시간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노동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자본에 고용돼 이윤을 창출하는 임금 노동만이 노동으로 인정받으며, 임금 노동자의 노동 과정은 자본의 명령에 철저히 예속돼 있다. 누군가는 더 길고 더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빈곤의 나락에 떨어진다. 생산현장을 민주화하고 노동을 인간화하기 위해서는 이제 노동자가 자기 노동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선 노동자 대표가 기업 지배구조에 참여하고 노동자도 의사 결정권을 갖도록 보장한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자 자신이 노동과정을 통제하는 것을 지향한다. 사회 발전 수준에 맞춰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그 만큼 더 많은 일자리를 공유하게 하여 구조적 실업을 해결하는 동시에 자유 시간을 대폭 확대한다. 더 나아가서는 임금 노동 외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통해 임금 노동에 제한되지 않는 노동 개념이 뿌리내리게 한다.

15.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려는 노동조합 활동, 특히 산업별 노동조합을 장려한다.

노동자들의 노동 기본권에는 어떠한 예외도 있을 수 없다. 특수 고용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공무원, 공공 부문, 실업자, 이주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의 권익과 자유로운 활동을 가로막는 악법들을 철폐하고,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한다. 또한 각종 산업 재해에서 해방된 건강한 노동조건을 보장한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확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주적 결사체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삶과 연관된 어떠한 쟁점에 대해서든 발언하고 행동하며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그간 한국 사회에서는 기업별 노조 중심 체제로 인해 다수의 노동자가 노동조합 바깥에 방치되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에 산업별 노동조합의 건설과 성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산별 노사 교섭을 제도화하는 등 산업별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 ․ 장려한다.

16. 노동자 내부의 차별, 그 중에서도 시급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철폐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정주민이든 이주민이든, 현직에 있든 퇴직 혹은 실직자든 모든 노동자는 자기 자신 및 가족의 욕구를 실현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국가는 차별 없이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특히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고 여성 노동의 다수를 점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득 및 고용 문제와 각종 차별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우선 모든 노동은 정규직 노동이 기본이며 정당한 사유 없이 비정규직 노동을 둘 수 없다는 원칙을 각종 법제와 관행을 통해 분명히 한다. 이 원칙에 따라, 현재 과도하게 늘어난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해간다. 현실에 존재하는 비정규직 노동에 대해서는 정규직과의 모든 차별을 철폐한다. 고용 계약 형태와 기업 규모, 직종과 성별 그리고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생활 임금을 보장하며, 퇴직자와 실업자에게도 공적 복지와 일자리 제공을 통해 소득을 보장한다. 변화하는 산업과 사회 환경에 맞춰 직업 안정성, 고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평생직업교육훈련 제도를 확립한다. 아울러 노동조합운동이 노동계급의 연대와 단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발전하게 만드는 데 진보신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17. 사회 전 영역에 걸쳐 노동자의 지적 도덕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노동자 사회세력화를 추진하고, 그 바탕 위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완성한다.

노동운동이 광범한 민중과 연대하고 사회 전반의 문제들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에야 비로소 사회 진보의 가능성이 열리고 노동운동은 다양한 사회운동들의 연대의 주축이 될 수 있다. 노동자들은 복지에서부터 평화에 이르기까지, 여성 문제에서부터 생태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에 대해 지적 도덕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사회세력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사회세력화의 바탕 위에서 노동자가 다수 대중을 단결시키며 정치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야 한다. 진보신당은 이러한 노동자 사회세력화 ․ 정치세력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교육, 문화 및 언론 활동은 특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규 교육 과정에 노동권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포함시키는 동시에 자율적인 노동자 교육을 활성화한다. 생활협동조합, 민중의 집 등 지역 노동자들의 생활 문화 거점을 건설하고 대안적인 노동자 문화를 일구는 데 진보신당이 앞장선다. 또한 노동자 자신이 노동 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정치 활동의 주역이 되는 새로운 노동자 정치 모델을 만들어나간다.

18. 신자유주의 농업말살 정책을 막고 소농 ․ 가족농 중심 생태 농업과 도농 연대의 방향에서 농업과 농촌을 회생시키며 식량 주권을 확보한다.

신자유주의 농업말살 정책을 통해 농업과 농촌이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막고, 생태 농업의 방향에서 농업과 농촌을 회생시킨다. 또한 점차 심화되는 식량 위기 시대를 맞이하여 농업의 공공적 가치를 분명히 하고 식량 주권을 확보한다. 식량 자급률을 법제화하고, 목표소득 직불제도를 도입하며, 경자유전원칙과 농지공개념 제도를 유지 강화한다. 농업협동조합이 협동조합 본연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고, 친환경 유기농업 및 지역순환농업을 중심으로 농업 체계를 전환한다. 기업적 대농 중심으로 변화하는 농업 생산 체계를 소농과 가족농 중심으로 바꾸며, 이를 통해 농업에서 녹색 일자리도 확대한다.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 및 유통과 소비가 이뤄지도록 생산자와 소비자, 도시와 농촌의 연대를 통해 농업을 지킨다. 또한 농촌 지역의 교육 및 복지, 문화 활동을 충분히 보장한다.

19. 생태주의의 문제의식을 환경이라는 특정 부문에 제한하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생태주의적 가치와 관점을 구현한다.

생태주의의 문제의식은 결코 환경이라는 특정 부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새로운 진보정치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전통 좌파의 가치(평등)와 함께 새로운 좌파의 가치(생태,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 따라서 정치 ‧ 경제 ‧ 사회 각 분야의 정책과 실천에 생태적 지속 가능성과 지역분산 및 자립 같은 생태주의적 가치와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 진보신당은 특히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체제 전환, 생활협동조합운동과 지역먹거리체제를 통한 도시와 농촌의 연대,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의 연대, 풀뿌리 경제 구축, 지역사회 내 대안 공동체 육성 등을 통해서 이를 실천해나간다.

20. 과잉 성장한 건설업과 정부의 개발 추진 기관들을 축소 ․ 통폐합하여 토건국가의 개발 광풍을 저지하고 지역 자립형 사회를 향해 나아간다.

한국 사회에서는 토건국가의 개발주의가 자연을 파괴하고 지역 공동체를 해체하고 있다. 토건 중심의 개발 열풍은 토지 소유주, 지역 토호와 건설 자본의 이해만을 충족시킨다. 정작 지역의 내생적인 발전이나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며 자연만 짓밟아놓는다. 이러한 개발주의의 광풍을 저지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성장한 건설업이 제 자리를 찾도록 건설 산업 구조를 개혁한다. 개발주의의 추진기관인 정부의 재정 ․ 조직 ․ 기구 등을 통폐합하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구로 전환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역량을 실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자립형 사회를 향해 나아간다. 지역 자립형 사회 건설의 출발점은 지역 내 복지 설비와 역량을 확충하여 살만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먹거리 및 에너지 수급 체계를 재편하며, 대안 발전을 추진할 풀뿌리 주체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21.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 및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과소비 체제를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저소비 체제로 전환한다.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인류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위기는 기후 변화 문제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은 기후 변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온실가스를 급진적인 방식으로 감축해야 하며, 한국 역시도 이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사회적 정의의 원칙에 입각해야 하며, 기후 변화의 피해와 그 대응 비용을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전제 아래서, 화석 및 원자력 중심의 지속 불가능한 에너지 과소비 체제는 에너지 저소비 산업 구조로 개편한다.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를 추진하며, 태양열,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지역분산적 체제로 전환한다. 에너지 체제 전환 자체도 생태적 ․ 공공적 원칙에 따라 추진한다. 더불어 자동차 도로 중심의 교통 체계를 철도, 대중교통, 자전거 중심으로 개편한다.

22. 핵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전 지구적인 핵 무장 철폐의 출발점으로서 동북아 비핵지대화를 추진한다.

핵 발전은 체르노빌 사건 같은 대규모 참사의 위험성, 그리고 기나긴 지질학적 시간대를 견뎌내야 하는 핵폐기물 처리 문제 같은 사회적 갈등을 수반한다. 또한 우라늄 매장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정치사회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지역분산적인 재생가능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가로막으며, 경직되고 비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핵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폐기한다. 또한 그 연장선에서, 북한이 겪고 있는 에너지 부족의 해결 방안으로 핵발전소를 제공하는 것을 반대하며, 재생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지역자립적인 에너지 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남북 에너지 협력을 강화한다. 또한 누구에 의해서건 어떠한 목적에서든, 핵무기를 개발하고 배치 ․ 경유 ․ 이용하는 데 반대한다. 전 지구적인 핵 무장 철폐의 출발점으로서 동북아 비핵지대화를 추진한다.

23. 여성주의의 문제의식을 여성이라는 특정 부문에 제한하지 않고, 사회 모든 영역에서 여성주의적 가치와 관점을 구현한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여성은 성별에 기초한 가부장적 억압을 받아왔다. 사회 모든 부분에 존재하는 불평등의 가장 뿌리 깊은 토대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이다. 또한 성별 불평등은 빈곤 · 장애 · 인종 · 국적 · 성적 지향 · 성별 정체성 · 학력 · 나이에 따른 다양한 불평등과 긴밀하게 결합돼 차별과 고통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여성주의의 문제의식은 단지 여성들만의 관심사일 수 없다. 여성주의는 부문 의제를 넘어서 정치 ‧ 경제 ‧ 사회 모든 분야의 정책과 실천을 관통하는 가치이자 원칙이어야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는 대부분의 일하는 여성들을 빈곤과 배제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에 여성 억압 철폐를 위한 투쟁은 더욱더 긴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진보신당은 성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 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연대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다.

24. 여성에게 동등한 노동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 노동을 재평가하며 보살핌 노동과 가사노동의 가족 내 분담 및 사회화를 추진하여 노동에서 성 평등을 확립한다.

남성이 곧 생계부양자라는 관념은 여성 노동을 저평가하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을 때 허구적인 지배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다수의 남성들이 받는 임금은 가족의 생계부양 비용에 미달하며, 여성들이 생계비 확보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 여성은 인력 활용의 대상에 머물 수 없다. 노동에서 성 평등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성 스스로 자원 배분에 평등하게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고 동등한 노동 기회를 제공한다. 단지 여성이 수행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치 절하해온 모든 영역의 노동을 재평가한다. 여전히 여성에게 전가되는 양육을 비롯한 보살핌 노동과 가사 노동은 가족 내에서 평등하게 분담하면서 동시에 가족 바깥으로 사회화한다. 또한 입사 · 승진 · 업무 배치 · 교육 · 해고 등에서 발생하는 노동시장 내의 성차별과 성희롱을 근절하고, 직무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통해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노동 조건을 만든다.

25. 여성 할당제의 확대, 생활 정치의 활성화를 통해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강화하고 공적 활동 참여를 확대한다.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대표성에서는 항상 소수자에 머무르고 특수한 집단으로 취급되어 왔다. 제한적으로나마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여 여성의 참여를 늘려가고는 있지만, 여성의 존재와 경험을 공적 영역에 의미 있게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남성으로 편향된 정치적 대표성을 수정하고, 여성들이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성 할당제를 보완하여 보다 실질적인 평등을 실현하고, 여성의 공적 활동 참여를 활성화할 적극적인 조치들을 마련한다. 나아가 여성은 사적인 존재이고 남성은 공적인 존재라는 오래된 구분을 철폐한다. 정치를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여 생활 정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정치 참여를 늘린다. 진보신당은 이런 노력들을 통해 여성의 정치세력화의 발판이 될 것이다.

26. 임신과 출산의 당사자인 여성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하며, 성을 매개로 한 폭력과 착취를 근절한다.

여성이 임신과 출산, 임신중절에서 주체성을 발휘하고 건강권을 보장 받는 데는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임신과 출산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어 그 동안 사회의 지원과 가치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국가의 인구통제 정책과 가부장적 문화에 따른 남아선호사상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결정권은 무시당해왔다. 또한 오직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과학 및 의료 기술 개발은 여성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양육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저출산 위기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성적 폭력과 착취도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권력과 자본, 성 차별적 문화는 성과 몸에 대한 여성 자신의 결정권을 제약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임신과 출산의 당사자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한다. 성을 매개로 한 폭력과 착취를 근절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교육과 언론, 정보통신과 대중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 차별적인 문화를 뿌리 뽑고 여성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데 앞장선다.

27. 신자유주의가 양산하는 도시 빈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서민 금융 기관을 설립하고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하는 등 중소영세상공인을 보호한다.

신자유주의는 다수 대중을 빈곤으로 내몰며, 그래서 도시 빈민이 폭증한다. 더구나 복지 제도 축소와 각종 재개발 사업을 통해, 빈곤층의 최소한의 생존 수단마저 위협한다. 광범한 도시 빈민 안에는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 상당수 영세자영업자, 노령층, 장기 실업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건설업 공영화를 통해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고용과 소득을 안정시키며, 노점상에 대한 강제 단속을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한다. 세입자를 배제한 재개발을 중단하고 사회 주택을 확대하여 빈곤층의 주거권을 실현한다. 각종 공공 복지 제도의 확충과 공공부문 및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확대로 빈곤의 악순환을 철폐해간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비정규직과 함께 중소영세상공인이 양극화의 주된 피해자가 되고 있다. 따라서 중소영세상공인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서민 금융 기관을 설립해서 중소영세상공인의 금융 소외를 막고, 이자 제한과 상가임대차 보호 등의 제도를 더욱 강화한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의 확장을 규제하여 지역 풀뿌리 시장을 되살린다.

28. 장애인의 다양한 권리를 보장하고 일체의 차별을 철폐하여 시혜와 동정의 대상을 넘어 지역사회 자립생활의 주인이 되게 한다.

자본주의에서 장애인은 자본의 이윤 추구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무능력자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시혜와 동정의 대상인 복지 수혜자로만 치부되었다. 그러나 장애인은 한 사람의 인격체이자 공동체의 일원이다. 모든 생활 영역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철폐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활동보조 서비스와 이동권 및 접근권, 교육 및 노동의 기회와 정보 접근권, 편리하고 안정적인 주거와 장애 여성의 다양한 권리를 보장한다. 교육 및 노동의 차별,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빈곤, 반인권적 장애인 생활시설을 철폐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실질적인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보장한다. 또한 장애인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 성 인지적 관점을 반영하며, 장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재생산 결정권을 보장한다. 장애인의 정치 · 정책 참여 보장의 한 수단으로서 입법 · 행정 · 사법부 구성에 장애인할당제를 도입한다. 공적 영역에서 장애 인지 교육을 의무화하여 사회 전 영역에 장애 인지적 관점을 확산하며 사회 ․ 문화적인 장애인 차별을 철폐한다.

29. 각종 정치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권리를 보장하여 당당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수 있게 한다.

근대 자본주의 이후 모든 사회는 청소년을 미성숙하고 통제 ․ 보호 ․ 양육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사회화했다. 이것은 불평등한 정치 ․ 경제 ․ 사회 체제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였다. 청소년은 가부장적 가정이나 경쟁과 억압이 지배하는 교육 현장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들을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청소년 역시 당당한 한 인격체다. 가정, 학교 등 사회의 그 어느 곳에서든 인간으로서 보편적 권리를 존중받아야 한다. 우선 학교에서의 체벌, 학교 밖에서의 노동권 침해 등 청소년에 대한 모든 종류의 인권 침해를 근절한다. 청소년의 의사가 정치에 반영되도록 선거권 ․ 피선거권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적 권리를 보장한다. 제도 정치뿐만 아니라 학교 등 청소년의 일상 생활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경제적 ․ 사회적 독립과 자립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며, 원할 경우 인권이 존중받는 조건에서 노동할 수 있도록 한다. 입시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나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만들어갈 권리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청소년의 권리들이 인종, 국적, 소득 수준, 장애, 성에 따라 차별받지 않도록 한다.

30. 청년층이 취업 불안으로부터 해방되어 사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세대간 연대를 통해 사회 참여의 문을 확대한다.

청년층은 사회구조적 한계 속에서 경제위기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20대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혹은 청년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으며, 그 비율은 갈수록 증가해왔다. 사회는 청년층에게 승자독식의 세대 내 경쟁질서에 편입되기를 강요하고 있으며, 사회적 조직력이 취약한 청년층은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대간 연대의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력을 갖춘 기성 노동자과 청년층의 연대를 강화한다. 신규 일자리를 확대하고 부동산 문제와 대학 학자금, 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결하여 청년층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청년층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사회세력화를 추진한다. 청년층 전반에 대한 대책과 함께, 세대 내부에서 계급 ․ 성 ․ 개인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차별에 대해 영역별 대책을 추진한다.

31. 노령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공 복지 제도와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하고, 노인 복지 사각지대를 막을 특별 대책을 추진한다.

노령층은 소득 활동이 중단돼 빈곤에 노출되고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동시에 노령층 안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위험이 계급별 ․ 계층별 ․ 성별 ․ 개인별로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은퇴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노인들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은퇴 후에도 공적 연금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따라서 노령층 전반을 위한 정책들과 함께, 생애 경험을 통해 누적된 사회적 차별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령층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연금제도와 국민연금제도를 실질화 ․ 확대하고,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하여 노인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마련한다. 자원 봉사 등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노인 질병을 사회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공공부문에 의한 돌봄 서비스 제공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확대한다. 한편 장년기에 적절한 사회보험 체계에 가입하지 못했던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영세상공인, 여성이 노인이 되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추진한다.

32.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며, 차이와 다양성을 확대하는 진보적 성정치를 실천한다.

모든 사람은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 성소수자도 인간의 모든 보편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주류와 다르다고 해서 가족, 학교, 일터 등에서 낙인과 학대, 해고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성적 친밀함의 관계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가족 구성의 권리를 보장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바탕을 둔 낙인과 폭력을 근절한다. 성소수자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한다. 더 나아가 성소수자들을 배제하는 기반이 되는 ‘정상의 성’ 이데올로기를 극복해야 한다. 자본과 국가권력에 친화적인 이러한 획일적 이데올로기에 맞서 진보적 성정치를 통해 다양한 성적 주체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 추구권을 강화하고 차이와 다양성을 확대한다. 이것은 자본과 국가권력의 잣대로 통제받는 ‘근로자’ 혹은 ‘국민’이 아닌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의 중요한 일부다.

33.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 여성 등 다양한 이주민들에게 차별 없이 모든 권리를 보장하고, 다문화주의의 풍토를 일궈나간다.

국적과 민족, 피부색과 성별, 언어와 종교 그리고 체류자격 등이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따라, 모든 이주민에게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해 경제활동에 참여할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완전한 노동기본권을 인정한다. 질병과 빈곤이 국적과 피부색을 가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 교육, 복지 등 사회적 권리를 모든 거주민에게 보장한다. 모든 인간이 억압과 착취, 박해를 피해 피난처를 구하고 망명할 권리를 보장하며, 국가가 이들을 정치적으로 보호하고 사회 경제적 자유를 보장할 의무를 다하게 한다. 모든 이주민은 국적 선택의 권리를 가지며, 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또한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거주지역의 정치적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 향유와 사상 이념의 자유 또한 완전히 인정한다. 더 나아가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 여성 등 다양한 이주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더불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다문화주의의 풍토를 일궈나간다.

34. 보편적 복지, 평생 복지, 공공 복지, 민중 참여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복지를 원칙으로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시민 모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한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 것은 만인의 보편적 권리다. 모든 시민이 사회복지의 포괄 대상이어야 하며, 사회 전체의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의 원칙들에 바탕을 두고 복지제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첫째, 계층 간 연대, 세대 간 연대, 나아가 국제적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시민 모두를 포괄하는 보편적 복지 체제를 수립한다. 둘째, 출산, 보육, 교육, 의료, 노인 요양 등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평생 복지 체계를 구축한다. 셋째, 복지 서비스의 제공을 공공부문이 맡고 그 재원을 누진적 조세 제도로 확보하는 공공 복지의 원칙을 견지한다. 넷째, 공적 복지 제도의 정책 결정과 운영 과정에 대한 민중 참여를 활성화하여 관료주의를 극복하고 아래로부터의 복지를 구현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가장 긴급하게 해야 할 일은 한국 복지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된, 무급 가족 종사자, 비정규직, 중소영세상공인 등의 광범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다. 사회 서비스의 시장화를 막고 공공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며, 실업부조, 기초연금 등 다양한 사회 수당을 도입 ․ 확대하고, 최저임금과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한다. 장기적으로는 시민 전체에게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체계를 향해 나아간다.

35. 국공립대학을 확대하고 대학 서열 체제를 해체하여 한국 사회를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성인 평생 교육을 강화하여 진정한 지식 기반 사회를 향해 나아간다.

한국 사회는 학벌 권력, 대학 서열 체제 그리고 입시 경쟁의 결합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입시 지옥에서 절규하고, 가계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신음하며, 학교는 계급 재생산의 장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입시 과외의 철폐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사교육 역량을 공교육으로 대폭 흡수하면서 공교육을 창의와 협동의 가치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혁신한다. 더 나아가 문제의 근원인 대학 서열 체제의 해체에 나선다. 현재의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를 실시한다. 대학교의 국공립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국공립 대학을 전국적으로 통합한다. 전국 단일의 국공립 대학 체계는 대학 서열 체제를 해체할 제도적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등록금을 낮추면서 대학까지 무상 교육을 확대해간다. 초 ․ 중 ․ 고등학교에서도 국공립 비중을 높이고, 실질적인 무상 교육을 정착시킨다. 영유아에 대해서도 무상 공공 보육 ․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관료가 아니라 학생 ‧ 교사 ‧ 학부모 ‧ 지역사회가 학교의 주인이 되도록 학교 자치를 확대한다. 입시 경쟁에 쏟아 붓는 자원과 에너지를 직업 교육과 성인 평생 교육으로 돌려 진정한 지식 기반 사회, 고숙련 사회를 향해 나아간다.

36.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과 자원 확보 및 서비스 공급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국가건강체계를 수립한다.

모든 사회구성원은 성, 연령, 출신국가, 계급 ․ 계층, 소득, 지역, 장애, 종교 등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최상의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건강권 보장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구조적 ․ 제도적 ․ 환경적 요인들을 제거하고, 평등하고 보편적이며 민주적인 건강보장체계를 확립한다. 첫째, 건강불평등을 낳는 빈곤과 소득 불평등, 교육 불평등, 불안정 고용과 사회적 배제 등 불평등하고 불안정한 사회적 ․ 경제적 구조를 평등한 구조로 바꾼다. 둘째, 건강권 및 건강 불평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공공 정책을 수립 ․ 실행하고, 지역사회 ․ 일터 ․ 학교 등의 생활 현장에서 민중 참여를 통해 건강하고 생태 친화적인 생활 ․ 교육 ․ 노동안전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보장한다. 셋째, 양질의 예방 ․ 건강 증진 ․ 치료 ․ 재활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 자원과 서비스 공급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 아래 조달 ․ 운영하는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국가건강체계를 확립한다. 이를 위해 의료보장제도를 통합하고, 모든 필수 의료 서비스를 급여화하며, 개인의 비용 부담을 없앤다. 정부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지불제도의 변화 및 민중 참여구조의 확보를 통해 병 ․ 의원, 제약회사 등 의료 공급자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강화한다. 병원은 지역 및 광역 거점병원 체계로 전환하고, 사회적 소유 구조로 전환한다. 또한 필수 의약품의 유통 및 공급을 국가가 책임지고, 제약회사 등 생산자에 대한 공공 통제를 강화한다. 넷째, 국가건강체계의 각 수준에서 합리적 ․ 민주적 자원배분이 이루어지고 보건의료인과 환자가 서로 동등한 지위에서 지속적 신뢰 관계를 형성하도록 제도적 문화적 장벽을 해소한다. 이를 위해 주치의(양방, 한방, 치과) 제도를 전면 실시하고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과 연계망을 구축하여 1차 보건의료의 역량을 강화한다.

37. 1가구 다주택 소유 제한과 사회 주택 확대를 통해 강력한 자산 재분배 정책을 펼치고, 공영 개발 원칙을 실현하며, 택지를 단계적으로 국공유화한다.

한국 사회는 주택 소유의 불평등 때문에 심각한 자산 양극화 양상을 보인다. 또한 공공 임대 주택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집 없는 가구가 주거비 걱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런데도 국가는 부동산 투기에 몰두하는 부유층 및 건설 자본과 결탁하여 집 값, 땅 값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으며, 재개발 과정에서 셋방살이 서민과 영세자영업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이를 해결할 길은 토지와 주택에 대해 강력한 자산 재분배 정책을 펼치는 것밖에 없다. 우선 1가구 다주택 소유를 단계적으로 금지한다. 신규 건설과 공공 매입을 통해 중앙정부나 지자체 소유의 사회 주택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축소하고 주택의 상품적 성격을 크게 약화시켜,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도 안정된 주거 생활을 누리게 한다. 공공주택이 확대되기까지 과도기에는 민간 임대 주택의 임대료를 통제하고 세입자 권리를 철저히 보호한다. 주거 관련 정부 기구나 공기업들을 주거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주거청으로 통폐합한다. 일체의 개발 ․ 재개발은 공영 개발을 원칙으로 하며, 세입자를 포함한 모든 주민의 참여와 거주권을 보장한다. 생태적 ․ 문화적으로 공동 자산이 되어야 할 토지와 주택용 토지는 단계적으로 국공유화한다.

38. 문화 시설 접근, 문화 자산 향유, 문화 작업 참여를 보장하는 문화 민주주의의 실현을 통해 문화사회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가 건설할 새로운 나라는 문화사회여야 한다. 문화사회란 문화적 가치가 사회의 보편적 가치들 중 하나로서 존중받고 각자의 풍요로운 지적 창조적 활동이 삶의 중심이 되는 사회다. 인간의 창조력은 어떤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본질이며, 이러한 창조력을 발휘하는 데에 어떠한 장애도 있어선 안 된다. 문화 시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문화 자산에 대한 독립적인 향유, 문화 작업에 대한 제한 없는 참여를 보장하는 문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나아가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고 배양하며 교류와 다양성을 확대함으로써 전 세계적 문화 민주주의의 확대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사람이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위치한 문화 시설, 문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책임진다. 세계적으로 존중받는 문화 다양성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에 동참하며, 문화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위협하는 문화시장 내의 어떠한 독점도 금지한다. 소수 언어 보호운동, 스크린쿼터 운동 등 전 세계적인 문화적 종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행동들을 지지 ․ 지원한다. 진보신당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법 제도적 조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행동들을 조직할 것이다.

39. 예술 창작에 참여하는 개인과 집단을 사회적으로 지원하여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꽃피운다.

자유로운 예술 활동은 문화사회를 풍요롭게 하며 사회 구성원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고양한다. 예술의 상상력은 곧 한 사회가 가진 가능성의 경계라 할 수 있으므로, 모든 민중의 상상력과 자유로움이 끊임없이 확장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예술 창작에 참여하는 개인과 집단이 그들이 가진 가치와 사회적 관계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하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데 정치적 사회적 차별이 존재하거나 이를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관철하려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또한 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이 예술 창작이나 예술가를 대상화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되며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한편 예술 활동의 과정과 결과는 독백이 아니라 대화로서 사회 안에 존재하며 그 안에서 의미를 획득한다. 이런 맥락에서 진보신당은 예술의 일련의 사회적 개입(노동 현장 예술, 빈 공간 점거 운동 등)을 지지 ․ 지원하는 행동을 조직할 것이다.

40. 자본과 권력의 지배에 맞서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며, 언론에 대한 민중 참여 확대와 대안 언론 활성화를 통해 언론을 대중의 일상 활동의 일부로 되돌린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토대이며, 언론의 공공성은 민주주의를 유지 ․ 발전시키는 데 관건적인 요소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은 자본과 권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기득권 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다. 그나마 민주화를 통해 확보한 제한적인 공공성조차 다시 자본과 권력의 공세 앞에 흔들리고 있다. 재벌의 언론 진출을 제한하고 언론에 대한 권력의 통제를 차단하는 것은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치다. 더 나아가서는 언론사의 공공적 소유 ․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언론 노동자의 자율권을 보장한다. 다른 한편 언론에 대한 민중 참여를 확대하고 대안 언론을 활성화하여 언론을 거대 법인의 전유물로부터 대중의 일상 활동의 일부로 되돌린다. 이를 위해 방송 제작에 민중이 참여할 통로를 확대한다. 주파수, 통신망 등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공동체라디오, 독립TV채널, 인터넷매체 등 다양한 대안 언론 활동을 장려한다.

41. 정보, 통신, 미디어를 사회적으로 소유 ․ 통제하고 보편적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여 지식 네트워크 사회의 진보적 가능성을 실현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보급은 사회 · 경제 · 문화 영역에서 자유로운 표현, 보편적인 지식 접근, 민주적 참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식 네트워크 사회는 정보, 통신, 미디어의 사회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을 발전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정보와 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정보 생산 · 유통 참여자 사이의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연결을 확대한다. 이러한 지식 네트워크 사회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첫째 개인의 정보, 통신, 미디어 이용에서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둘째, 현재 소수가 소유 · 통제하는 전파 등 유 · 무선 통신망, 정보 및 문화 창작물, 방송과 인터넷 등을 포함하는 미디어를 민주성 ․ 보편성 ․ 다가치성 ․ 창의성에 기반하여 국가 및 공동체가 소유 ․ 통제하도록 사회화한다. 셋째, 모든 시민이 정보, 통신, 미디어를 이용하여 정보를 생산 · 유통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한다.

42. 과학기술 개발에 대중이 참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통제하여 과학기술이 자본과 권력이 아닌 민중의 자산이 되게 한다.

현대 과학기술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권력과 자본이 지배하는 장 안에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민중 생활의 개선이나 성 평등,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실현이 아니라 그 잠재력을 훼손하거나 방해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이에 맞서려면 과학기술 개발에 대중이 참여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통제하여 과학기술이 민중의 자산이 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고, 노동자 ‧ 민중 참여를 확대한다. 또한 공익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여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강화하고, 기술영향평가제도를 비롯하여 과학기술 정책 과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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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체질적으로 모든 종류의 국가주의, 민족주의, 애국주의에 반감을 갖고 있다. 내가 그렇다고 이 사회와 구성원들을 사랑하지 않느냐는 다른 문제다. 그러나 국가주의자, 민족주의자, 애국주의자들은 그들의 교조에 반대하는 모든이들을 반국가,반민족, 반애국의 프레임으로 제단하고 판단한다. 그것이야 말로 그들의 오만이고 반지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점이다. 파시스트라고 간판만 안달았지 모든 국가주의, 민족주의, 애국주의는 본질적으로 파시즘을 내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리소르지멘트가 파시즘을 잉태했는지에 대한 예전 고민의 답을 적은 노트를 찾아야긋다.....



(재밌는건 이탈리아의 북부동맹, 전진 이탈리아당, 민족동맹 같은 극우당은 리소르지멘토의 기억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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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내내 기분이 꿀꿀하다.


군필의 권력화를 웹에서 몸으로 느끼는거 같다.


언젠가 부터 고위 공직자의 인사과정에 그 본인과 자식의 군필 여부가 성품이나 경력, 역량만큼 중요해졌다. 사실 그 본인과 가족들이 허위로 군을 면제 받은것을 걸러내는건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그건 실정법 준수에 관한 법적인 문제이지 단순 군필이 애국이나 의무수행의 잣대이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 사회의 성인 남성 다수에게 현역을 다녀오는건 엄청난 자부심이나 권위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경우 그것은 타인에 대한 폭력이나 억압으로 드러 나기도 한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것=애국이 아님'이라는 등식과 '군대를 다녀온것=애국'이라는 등식이 가진 위험성과 폭력성을 그들은 인지하고 있는가


난 군 면제자다. 법을 어겨서 안간것도 아니고 가기 싫어 안간것도 아니다. 병무청에서 오지 마라 한다. 그래서 사실 내 주변에 현역출신들 다수는 내 앞에서 조신해지는 경우가 많다.(내가 좀 그런거에 까칠하게 굴어 그렇기도 하지만) 그러나 내 바운더리 바깥의 세계에 아직도 군대는 권력이다. 


(아 난 나중에 장관 못하긋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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