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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적 불온함

쓰잘데기 없는 소리

1. 난 한국의 잠재적인 세대 균열이 "이게 왜 안터지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그들의 청소년기에 비록 절대적 빈곤 시기를 경험했다고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들 세대야 말로 한국 경제 발전의 최대 수혜자였다. 생애주기 전체에서 그들이 향유할 수 있었던 부와 기회는 이후 세대에선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후 세대(여기선 IMF 이후 세대로 규정짓고 가자)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은 같은 연배의 과거 세대가 자기 집을 얻을 가능성보다 현격하게 낮다. 노동 시장이 IMF 이후에 유연화 되며 상당수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1차적인 이직 내지 실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20대 시기 살인적인 교육비용과 취업을 취한 출혈 경쟁을 감내하고 그 관물을 통과하고 모색해야 하는 첫 일은 '행복의 향유'가 아니라 '치킨지을 어디 내야 하나?'라는 자조가 이를 반영한다.
그런데 이전 세대는 그들이 향유했던 자산에 대해 어떤 양보의 뜻도 없어 보인다. 물론 사정은 있따. 한국에선 주거와 교육, 의료, 노후세대 부양, 자녀의 결혼비용까지 부모 개인의 몫이다. 그런데 주거는 차지하더라도 교육과 의료, 노후세대 부양, 자녀의 결혼비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연령대에 베이비붐 세대가 도달했다. 이들은 자식 세대와 경쟁해야 하고, 자본가로 부터 받는 불안정성에 압박 받고, 막대한 지출에 시달리고 있다...이들에게 미래 세대를 위해 세금을 더 내고 임금 피크제를 하자고 등등 이야기 하면 과연 수긍할까....

2. 지역의 청년 학생들은 이런 세대 갈등만 경험하지 않는다. 이들은 일종의 이중적 착취 구조에 놓여 있다. 그들은 세대간의 착취와 균열에도 놓여 있지만 서울과 지역의 착취, 수탈 구조에도 놓여 있다. 학벌 문제, 루저쉽, 지방대 아비투스 같은 말들이 시사하는 바는 자명한 하나의 현실을 가르킨다. 근데 정작 이들은 조용하다. 이들은 또래 집단 내부 착취, 세대 간 착취에 다 놓여 있는데...왜 이리 조용한가...

3.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 사랑해 마지 않는 후배 김도균의 노노 갈등의 배후로 언론과 권력에 대한 지적을 제시한 글 때문이다. 녀석은 무려 내게 "고견'을 토해내라고 댓글로 날 압박했다. 난 우리의 현실을 크게 조망해볼때 도균이가 말한 노노 갈등이 단순한 어떤 동원되고 조작된 상징이 아니라 실제하는 어떤 갈등의 존재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실제하는 갈등으로 불안정 노동-청년세대를 한 축으로 한 집단과 정규직-기성세대를 한 축으로 한 세대 갈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여성과 남성, 서비스직과 생산직의 균열도 있지만 더 크게 실제하는 균열은 세대 균열이 아닐까..김도균은 거기서 연대와 절충, 조율을 이야기 하지만 난 양자가 분할할 수 없고 타협하기 힘든,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균열에 놓여 있다고 본다. 노노 갈등의 연대가 가능하려면 어떤 형식으로든 그들이 향유하는 자원의 양을 늘려야 하는데...그건 총자본 나부랭이와 국가의 역할인데...그들이 그런 일을 하겟나? 난 그냥 이렇게 노노-노자의 이중적인 갈등이 지속되다 언젠가 터지지 않겠나 싶다. 그냥 망하는거지 뭐..ㅋ 이 나라엔 출구 전략이란게 존재하기 힘들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