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간의 세종대 박유하 선생님에 대한 악마화에 반대한다. 그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에 대한 일종의 테러이며, 정당화 되기 힘든 깡패짓이다.
그런데 며칠 전 우에노 치즈코 여사의 책이 출간된 기념으로 그녀와 경향신문이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박유하 선생님이 본인 페북에 올리시며 난 혼란에 빠졌다. 문제의 핵심은 그 공유한 글에 잇는게 아니라 댓글에 있었다.
아마 나와 크게 연배차가 나지 않아 보이는 한 여성분이 박유하 선생님을 비판했다. 

그 논지를 내 식으로 거칠게 정리해보면

현재 부당하게 수난 당하는 A가 있다.
그리고 평소 A에 대배 비판적이지만 A가 받는 수난이 부당하다 이야기 하는 B가 있다.

A의 옹호자들은 그런 B가 생산 하는 담론들이 A에 대한 탄압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비판한다. 고로 그것이 매우 무책임 한 일이라고 비판한다. 문제는 B가 생산하는 담론이 A를 박해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의도 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가 아니다. 단지 그 담론을 생산, 유포하는 행위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일찍이 서경식 선생은 박유하 선생님의 논리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것이 가진 내적 문제에 대해 비판하기 보단 그것이 소위 일본의 양심적 리버럴(대표적으로 우에노 치즈키 여사 등을 언급한다.)들의 자세를 비판했다. 즉 박유하 선생님의 논리를 일본의 양심적 우익들의 개별적 도덕성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전락시키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물론 화해에 대해서도 박유하 선생님의 논지를 비판하신다. 그런데 내게 더 중요하게 독해되는건 화해에 대해 박유하 선생님의 논지를 비판하는 것 보다는 그것에 대응하는 일본 리버럴들에 대한 비판이다

우리는 서경식 선생님의 이 비판 구도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박유하 선생님을 옹호하는 분들의 논리와 극도로 상반되기 때문이다.

한 쪽에선 담론의 생산을 비판한다. 담론의 내적 구조 같은건 부차적으로 느껴진다.
한 쪽에선 담론의 내적 구조도 중요하지만 그 담론을 불순한(이 표현이 적절한지는 추후에 이야기 하자) 의도를 가지고 그것을 동원한 이를 나쁘다 한다.

무엇이 더 온당한가? 우린 물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운동하는 아수나로 활동가 공현이 전교조에 대해 기고한 글에 대한 반응들(아 물론 나도 기분이 썩 유쾌한 글은 아니지만 그렇게 결함 있는 글은 아니라고 본다.), 이른바 이석기 의원 RO 사건에 대해 보여준 반응, 권은희 과장에 대한 뉴스타파 보도 등... 공통적으로 드러나는게 있지 않은가?

‘이용당 할 거리를 주지 말자’
난 예전에 내가 했던 이 말을 반성한다.

그리고 하나 더

그 박유하 선생님의 페북 담벼락에 이와 같은 이중 잣대의 문제를 제기한 여성에 대해 박유하 선생님이 하신 첫 멘트는 '매우 공격적이시네요'였고, 이어지는 코멘트의 기저에 깔린 논지는 상대의 오독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난 여기서 오독의 주체가 누군지 매우 의심스럽다. 내가 보기엔 오독을 한 것은 그 여성이 아니다. 그녀는 박유하 선생님과 그녀의 옹호자들의 가진 논리를 그렇게 노골적으로 공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독해에서 그녀가 주목한 것은 바로 앞에서 이야기 한 이중잣대의 문제다.

자 물어보자

그래서 대체 오독은 누가 한 것인가?

덧붙이며 1. 난 박유하 선생님과 그 옹호자들의 반응을 심정적으론 이해한다. 그들이 지금 처한 이단의 현실을 감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그걸 정당화 하는건 다른 문제가 아닐까 싶다.

덧붙이며 2. 난 이번 박유하 선생님에 대한 소송에 반대한다. 토론과 합의, 숙의로 해소해야 하는 문제, 지적 생태계의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환원하는 시도에 반대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치와 사회운동을 사법화 하는 일련의 경향은 더더욱 반대한다.

하나 더 덧붙이며, 모든 사상, 이념, 정치적 지향, 표현,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하는데 반대한다. 꼴통 신자유주의든, 종북이든 그것에 대한 평가는 법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 사람의 몫이 아닐까

참고로 해당 이야기가 나온 글의 링크는 아래에 첨부 합니다.

https://www.facebook.com/parkyuha/posts/922216821138566

서경식은 식민주의의 문제에 있어서 그 책임의 문제를 희석할 수 있는 보편주의를 경계한다.(보편주의를 거부하는게 절대 아니다. 서경식 만의 보편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는 동시에 서경식은 혹독하게 내셔널리즘(민족주의, 국가주의, 국민주의)를 비판한다.

그런데 그를 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황스럽다.

박유하 교수를 악마시 하는 이들은 친일과 반일의 이분법에 포획되어 있고, 반대편은 젠더 내지 보편주의 대 민족주의의 이분법에 포획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그런 이행대립적인 이분법으로 환원하기 힘든 것들이 다수 아닌가....그런식의 이분법 논리는 교조이고 반지성주의 아닌가..?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