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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의 낭비

담론이 사라진 대학 담론이 사라진 대학(영대신문 2014년 9월 1일자 1602호 기고) 세월호 참사와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으로 이어진 2014년의 여름은 우리 정치,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단적으로 드러내었다. 이윤 추구 의지에 파묻힌 무책임한 자본을, 규제개혁이란 이름으로 최소한의 장치들마저 풀어버린 정권의 무책임, 위기에 처한 이의 구조에 실패하고 세월호의 과적과 부당한 선박개조를 사전에 막지 못한 관료조직의 무능, 보도윤리를 상실한 언론의 현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다 못해 그것을 폄훼하고 모욕하며 시민적 연대성을 잃어버린 대중의 모습, 시민적 연대성을 잃어버린 대중의 모습을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볼 수 있었다. 한국을 찾아온 교황의 모습과 행동에 대한 대중적 열광 역시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과 타자의 고통에.. 더보기
해무 보이콧 이산인가 뭔가 하는 파시스트 배우 하나가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김영오 아버님이 박 대통령에게 사과하면 자신이 사과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자신을 끝까지 정당화 하고, 그의 마타도어 아니 깡패짓과 협박에 동조한 다른 배우가 모호한 사과의 언어와 은퇴를 선언하는 와중에도 그에게 어떤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말세다. 이것이 과연 인간인가? 정치적 견해와 사상, 세계관의 차이야 있을수 있지만 고통 받는 타자에대한 최소한의 인간성은 있어야 할것 아닌가? 이건 마치 홀로코스트 피해자들, 위안부 피해자들의 책임 요구를 비난하며 피해자들이 가해자 집단(히틀러와 독일, 히로히토와 일본)에 사과하면 피해자들을 능욕한 자신도 사과하겠다는 논리다. 일반적인 정신 세계에선 불간으한 언어이고 논변이다. 여튼 문제는 이 이산인.. 더보기
더러운 모닝콜 오늘 아침 내 모닝콜은 휴대폰이 아니라 종편의 조선티비였다. 정확히 그 리포팅은 이런 내용이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위축된 내수시장에 추석 대목이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됩니다. 더보기
에드워드 사이드, 권력과 지성인 중 (전략) 아도르노는 지성인이 자신의 저작을 통해 어떤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서 엄청나게 빈정거리는 추방자로서의 지성인이다. 또 그는 전혀 ‘정주’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주변성으로부터 오히려 일말의 휴식을 얻는 듯 한 대안적인 삶의 형태를 지닌 추방자로서의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도르노가 말하지 않은 것은 추방자의 진정한 즐거움이다. 이러한 추방의 즐거움은 추방이 때때로 가능하게 해주는 상이한 삶의 양식과 비전에 대한 기묘한 시각들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즐거움은 아마도 모든 최후에 갖게 될 우려나 씁쓸한 고독에 대한 느낌을 경감시키지 않으면서도 지성인의 소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따라서 추방이 지성인을 (말하자면) 특권, 권력, 안락한 삶이라는 편리함의 외부에 있는 주변.. 더보기
허위, 기만 물론 우리에게 감정적 충만은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대면하고 있는 문제의 구조는 잔존한채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지친 자신의 감정에 힐링이 가해지는걸 그 문제의 해결보다 더중요시 하는 오류는 경계해야 한다. 지금의 교황은 훌륭한 인물이다. 그는 요한 23세 이래 이어지는 카톨릭 교회의 변화를 드러내는 아이콘이며, 신의 이름으로 자본주의와 범죄와 용감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단지 고통받는 민중의 곁에 있을 뿐이다. 곁에 있음이 지닌 의미를 폄훼하는것이 아니다. 직시하자는것이다. 힐링이니 축원은 자칫 허위와 기민으로 이어질수 있다. 더 중요한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이다. 문제 해결 없는 힐링은 허위이자 기만일뿐이다. ---------- 사실 현 상황을 힐링으로 몰아가는 기원은.. 더보기
의심, 검증, 확인 너무 뻔하고 재미 없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현재 이 사회에서는 그간 우리가 그래도 '당연'하고 '자명'하다 여긴 모든 가치나 명제, 기억이 위협받고 있다. 사실 가장 분노가 치미는 지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최소한 사회적으로 합의된다 여겨 왔던 가치, 명제, 기억은 착근되는데 실패했고, 직간접적으로 부정되고, 외면받고, 공격받고 있다. 일전 학보 칼럼에도 적었지만, 과거 군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일어난 중요한 국가 폭력의 기억이 그런 것들의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현직 대통령은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황당한 이야길 했으며, 5.18의 기억은 넷우익 반동에 흔들린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대두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은 민주화를 압도하는 역사적 과실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자국민에게 총검을.. 더보기
교황 방한에 대한 단상 교황 프란치스코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는 지상 최고의 배경인 신과 구원을 등에 지고 수 많은 과감한 행보를 이어간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이탈리아 카모라의 근거지 나폴리에서 마피아를 파문하고, 한국에선 현재 가장 고통 받는 타자적 존재, 세월호 유가족들을 품에 안고 그들을 축원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열광도 크다. 특히 SNS에는 그의 말과 행동, 특히 세워호 유가족들과 함께 하는 그의 모습에 대한 숭양이 가득하다. 모두 그에 감동과 어떤 신성함을 느끼는것 같고, 교황에 대한 존경과 인정은 아마 역대 한국사회에서 손에 꼽을 저옫로 높아 보인다. 하지만 난 이 상황을 보며 어떤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모두가 즐거워 하고 감동 받는 이 와중에 무력감과 좌절감이라니.. 사실 교황은 대단한 일을 .. 더보기
이석기 강연록 중간까지 읽고 1. 이게 내란죄 구성요소를 논파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판단한건가? 혹은 다른 의도가 있는건가? 혼란스럽다. 2. 만약 이 강연록이 오픈된 이유가 전자라면 난 실책이라 본다. 내란음모는 피할지 모르지만 통진당은 스스로를 확인사살 했다. 저흰 종북 주사파 정당인데요 내란 음모는 안했어요 라고 3. 이단의 목소리 인터뷰 할때 도끼병 이야기가 나왔던게 생각난다. 조직 물신주의, 파당적 인식, 우리는 잘못한게 없고 지고지순한데 미국 제국주의와 개량주의자들이 나쁜놈들이에요...5.2 쿠데타라고 이석기가 명명한 그 부분을 읽는데...아 이건 정말 도끼뼝인가 싶다.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때 평당원 활동하던 입장에서 나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는데, 정의당 계열의 문제도 있지만 지금 통진당을 구성하고 있는 집단도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