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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피질의 낭비

교섭(2023)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인터넷신문 평화뉴스에 기고 한 글을 재게재 합니다. 원문 링크 - http://www.pn.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982&fbclid=IwAR3tU3wypCypVNF48PgN3V9ILxPSxtt3Lau6DMKCdN7Yu-dZ9wW2IyCrac0 '무책임 국가'에 던진, 무던하지만 염원 간절한 1. 도쿄의 관청가 카스미가세키를 한 기자가 한 손으로 전화를 걸며 넘어질 듯이 달린다. 응답 없는 전화를 붙잡고 길을 달리던 중, 어느 작은 교차로에서 애타게 찾던 이를 찾은 듯 급히 멈추고 교차로 건너편에서 눈에 초점 없이 걷는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든다. 뒤늦게 기자의 존재를 알아챈 그가 무기력하게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본다. 그의 표정을 본 기자가 .. 더보기
질병일기. #1. 졸림을 변호 하는 것. 내 의식은 또렷하나 눈꺼풀은 중력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다. 마치 지구의 가장 깊은 심연의 핵이 나의 눈꺼풀을 불러내리듯이 그것이 점점 시야를 덮어온다. 어느새 시야는 눈꺼풀이 만들어내는 어둠에 잠식되고, 그것과 맞서려 아둥바둥 거리던 나의 의식은 그 어둠 속에서 보이는 깊은 어둠으로 침강해 내려간다. 만약 지구가 블랙홀에 들어가는걸 지표에서 본다면 그런 느낌일까? 기면증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야기 하다가 이야길 듣다가 책을 읽다가 강의를 듣다가 걷다가 영화를 보다가 심지어 밥을 먹다가도 가끔 마치 댐의 작은 구멍이 댐을 무너트리듯 잠의 홍수가 나를 덮쳐 온다. 원인은 알 수 없다. 뇌파를 찍어볼까 신경과적 검사를 해볼까 아니면 정말 기면증이 있는걸까? 스스로 자문자답하지만 구태여 이것의 원인을 규명하기 .. 더보기
만들어진 2부리그(외줄산책:탈대학 기고) * 독립잡지 외줄산책(2017)에 실렸던 글이 대학연구네트워크(http://renetuniv.tistory.com/31)과 한국대학학회의 저널 2018년 1월호(통권 5호)에 수록되었다. 이에 그간 블로그에 안 올렸던 이 글을 아카이브 목적으로 블로그에 게재한다. 해당 글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센스로 대학연구네트워크를 통해 배포되었다. 해당 규정을 위배한 경우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만들어진 2부 리그 이시훈 0.지금 대학은 느리지만 분명하게 죽어가고 있다. 대학에는 배움과 탐구, 인간 본원의 자유와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게 했던 거대한 사회적 열정과 의지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때.. 더보기
만들어진 2부 리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분권은 정말 우리가 처한 청년 문제에 유의미한 해법일까? 분권이 이것을 해결 할 수 있을까? 분권은 정말 우리가 처한 청년 문제에 유의미한 해법일까? 분권이 이것을 해결 할 수 있을까? 0. 어제 지방분권추진운동 대구경북본부 주관 세미나에 다녀온 이후 ‘분권’이란 화두에 포획되어 그에 관한 사고의 연쇄에 갇혀 버렸다. 이는 오늘 오전까지 이어진 이 보잘 것 없는 사고의 연쇄애 대한 메모이다.(http://seehun.tistory.com/439 에서 이어진다) 어제 난 청년 문제나 내부식민지화 된 지방의 문제가 단순 분권이라는 정치, 행정적 혁신만으로는 해소가 불가능 함을 지적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제조업 대공장과 같이 노동공급을 흡수 할 수 있는 산업의 문제, 대학이 한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와 위상의 문제이며 그 근대국가가 자본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지적했다... 더보기
'아래로의 이전'은 우리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가? '아래로의 이전'은 우리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가?0. 이건 오늘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와 대구광역시 청년위원회가 주관한 세미나를 다녀오며 든 몇 가지 소회와 의구심에 대한 정리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정식 글을 좀 내볼까 하는 고민 역시 존재한다.0-1. 오늘의 핵심 주제는 지방 청년 문제이다. 주변의 분들은 주지하다시피 이 문제는 내가 한국 자본주의나 한국 사회운동사와 더불어 가장 뿌리내리고 사는 주제란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오늘 세미나에서는 유감스럽게'지방-청년'이라는 한국 사회에서의 고유한 층위를 가진 집단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것이 '지방' 따로 '청년' 따로 논다는 느낌을 너무나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일부 발표는 너무나도 개별 사례 중심으로 진행하며 자신이 제시한 물음에 대해 .. 더보기
지방에 사는 2등 인간? '지잡'으로 불리는 청년들(2017.4.28 오마이뉴스 기고) 지방에 사는 2등 인간? '지잡'으로 불리는 청년들[대선기획-100인의 편지 32] '지방 청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2017년 4월 28일 오마이뉴스 기고 이시훈(영남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변두리는 빛이 들지 않는 곳이다. 그곳은 권력을 잃고 언어를 잃고 타자화 당하고 멸시받는 이들의 공간이다. 우리 시대의 변두리는 어디인가? 그리고 우리는 변두리에 어떻게 다시 '권력'을 '활기'를 '목소리'를 부여할 것인가? 이는 유사 이래 정치에 부과되는 숙명 같은 것이다. 누구에게, 어디에게 권력을 주고 공간과 세계, 권력과 자원을 어떻게 분할하고 분배할 것인가? 이 정치의 결정에 따라 누군가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누군가의 목소리는 커진다. 그렇기에 변두리와 중앙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관계이다. 이는 다른.. 더보기
외면당한 고통과 부정된 책임 외면당한 고통과 부정된 책임 이시훈(본색 소사이어티,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Ⅰ. 들어가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세 계절이 흘러갔다. 세 계절이 흐르는 동안 딸 잃은 아비는 이 나라의 큰 도시,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한 여름의 땡볕 아래 앉아 50일에 이르는 목숨을 건 단식으로 딸 잃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과 설을 보냈지만 유가족은 웃을 수 없었다. 여전히 열 명의 주검은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채 깊은 진도의 심해에 잠들어 있었다. 계절이 흐르는데도 사건의 수습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이 어처구니없고 황망한 죽음 앞에 슬퍼하면서도 진실과 책임을 묻는 고독한 싸움을 진행했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집권세력과 집권여당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