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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2015년 8월 21일~22일 1. 위로공단을 봤다. 기대를 너무해서인가? 다큐멘터리적 의미와 별개로 이상하게 졸립고 나른하다.어지간히 재미없는 영화나 다큐멘터리도 졸지 않는데... 2. 시간을 먹고 유지되는 관계가 있고 서로의 접점의 넓이도 지탱되는 관계가 있다. 요즘 나날이 대학 동기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벅차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예전부터 그랬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그렇다. 일상적 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이들도 많고 있어서 위화감만 든다. 그에 비해 오늘 만난 소라나 며칠전의 영화, 수연이 등은 시간의 길이에 비해 내가 참 많은 맘을 주고 받는것 같다. 3. 오늘 서울에서 온 소라를 봤다. 대개 내가 서울로 가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은 내게 서울에서 온 손님이란건 참 유달리 반갑다. 서로 인생 사는 이야기들 하는데 참 내가.. 더보기
2015년 8월 20일.일기 2015년 8월 20일.일기 1. 기억을 먹고 사는 동물의 속성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자기의 존재가 하늘의 별 처럼 반짝반작 거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영원히 그런 경험의 재래가 없을것이라 불안한 이들이다. 문제는 그 기억을 죽은 자식 거기 만지듯이 먹고 살수록 삶이 정체되고 하강한다는 것 아니겠나.... 2. 감정들 마다 어덯게 묘한 비슷한 현상들이 있는것 같다. 우울과 대치되는 현상이 뭐냐 묻거든 사막의 유사라 답할것 같다. 우울에서 빠져 나오려 몸부림 칠수록 더 깊은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자아가 침강해간다는 것이다. 차라리 힘 빼고 바닥을 기다린다면 생각보다 한방에 치고 올라갈지도 모르는데...문제는 바닥이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결정적으로 그게 맘 처럼 안된다는 것 아닐까. 인사이드.. 더보기
. 아무렇지 않은 세상의 아무렇지 않음에 화가 난다. 더보기
. 1. 곽정숙 의원님 다룬 오마이뉴스 인터뷰 세편을 다 봤다. 3편이 찡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이의 그 달관한둣한 말투. 방금 영화 경주에 있는 죽음 코드 때문인지 좀 훌쩍... 2. '철 든다'란 말의 어원은 농경사회에서의 시간관념 즉 세계의 불영속성, 역동성이 투영된거라고 배웠다. 김메고 파종 할 때, 비료 주고 약칠때, 거둬 들을 때와 같이 적정한 때를 아는게 철 드는 거란다. 어떤 결정을 하나 했는데 때가 안늦었길 바래야겠다. 더보기
김수행 교수님 작고. 아...아직 이 소식이 초대형 오보이길 믿고 싶다. 너무나도 황망해서 현실감이 안느껴 진다. 리영희 선생께서 돌아가실때는 투병 소식이라도 있었는데 이건 그야 말로 갑작스런 소식이라서 황망하다는 말 이외에 이 기분을 설명할 수가 없다. 문득 비록 입장과 시각을 달리 할지라도 이쪽 진보-좌파 운동 세계에서 김수행 교수에게 빚이 없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를 몰라서 빚을 모를 수는 있을지언정, 알고도 빚 없는 이는 적어도 없을 것이다. 영면하소서... 더보기
슬럼프 솔직히 상반기부터 계속 슬럼프다.내 꼴이 부끄러워 학교는 한달째 안가고 있고, 활자는 보이는데 행간은 눈에 안들어온다. 덕분에 일종의 자기 격리 상태다. 그래도 주변에 성질은 안내리라 했지만 오늘 누군가에게 성질을 내버린것 같다. 휴학하고 한 일년 잠수 해볼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적어도 전략적 후퇴가 아닌 이상 그게 답이 아닌건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접었다. 오늘 우연히 급 통화하게 된 박주원 교수님은 슬럼프의 원인과 대면하라 하시지만 그게 참 어렵다. 물론 예나 저나 농땡이 얼뜨기란 점에 일관성은 있지만 그래도 석사땐 공부를 해야겠다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못찾고 있다. 이걸 해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오늘 성질낸 이는 내게 너무 '당위의 세계'에 궁둥이 붙이고 있어서 그렇다는데 정.. 더보기
일기장 옆 맨홀 뚜껑. 일기장 옆 맨홀 뚜껑.1. 망한 인생들.#1. 효성이형과 한참 카메라와 사진 이야길 하다가 갑자기 데이트 폭력 이야기가 나오며 ㅎㅇㅎ과 ㅂㄱㅂ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길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두렵고 그렇다면서 이것은 폭력인가 폭력이 아닌가와 같은 자기 제약이 너무 심하다고 이야기하니 효성이형 왈. 그런 걱정 하는 놈들은 폭력도 못해. 그리고 아마 그런 걱정 하는 사람들이 연애도 못하더라. 아마 우린 안될꺼야#2. 영민이형 미술관 강의 놀러갔다가 시내에서 차 한잔 하러 김도균이랑 엘리베이터 올라오다가 엘리베이터에 비친 내 옆라인을 보고 와 내가 참 귀엽네 라고 외쳤다.(지하철엔 우리 둘 뿐) 그러자 김도균이 매우 한심한 눈빛으로 날 보고 다시 거울을 보더니 아 저런 방법이 있구나 라면서...... 더보기
기억을 먹고 사는 사람 0. 기억을 먹고 사는 사람1. 옷장을 지른지 제법 되어 드디어 내 방에 들어왔다. 그간 낡은 서랍장과 행거로 옷을 정리하다가 수용이 불가해서 책장을 하나 포기하고 옷장을 넣었다. 그러면서 가구 등을 들어내고 바닥도 한번 싸악 밀고 전기와 통신 배선도 새로 하고, 허리 아픈 나와 어깨 아픈 엄마랑 둘이서 하루종일 붙어서 해냈다. 호호 싸구려 옷장 하나에 이렇게 좋을수가.2. 원래 쓰던 서랍 가장 아래의 두칸에는 보물이 들어있다. 우리 엄마는 그것을 버리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계시고 난 그것을 지키려 분주한 점으로 볼때 진짜 귀금속은 아닌건 분명하다. 거기엔 상자와 서류정리함에 든 자료집, 문서, 회의록, 선전물, 공보물 등이 들어있다. 비록 열심히는 안했지만 나름 세계에 내가 할 일이 이것이라 여기도 살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