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우리는 대개 '분열'을 비정상적 상태로 전제하고들 살아간다. 하지만 대개 세계는 분열적이고 혼종된 것들에 의해 나아간다. 순수와 하나됨에 대한 지향은 놀랍도록 배제와 편집증으로 치닫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사실 우리 속에도 수 많은 분열적인 여러 의식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들 간의 관계 맺고 혼종을 일으키고 뭔가 고유한 것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삶일지도 모르겠다. 상이하고 분열적이고 상충될 수 있는 관계와 경험, 인식과 감각, 오성은 그렇게 우리를 구성하고 있다.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는 내내 분열과 혼종을 생각한다. 우린 대개 '나'라는 존재를 하나 혹은 하나의 면으로 파악하기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 감각, 인지, 경험 전반은 사실 지극히 다른 것들이 어우러진 범적들이다. 요컨데 A라는 대상을 향한 감정, 정서, 관념, 인식은 사실 단일한 것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조합과 관계항을 지닌다. 단지 설명 되어야 할 차이가 있다면 이 복잡하고 상충되기도 하는 것들이 하나의 횡단면에서 어우려져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인과관계를 지니고 있는지 정도일 것이다.


단일하고 순수한 즐거움에 대한 지향은 그것이 관계 맺고 있는 여타의 감정들을 털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때로 그 즐거움은 어떤 슬픔과 인과관계를 가지기도 하며, 그 반대 역시 성립될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매우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한 영화다. 우리의 인지, 사고 세계를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여러 기제들과 분열 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이것을 뇌의학이나 신경정신과적 접근 내지 생물학이나 화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고, 인지 세계에서 작동하는 여러 인격(이것은 파생되어 보이고 동시에 분열적이다. 이 인격들은 하나이지만 동시에 하나가 아닌 존재들이다.)들로 드러난다. 그리고 영화는 이 인격들 사이의 관계와 갈등 그리고 이를 통한 나아감과 성장을 보여준다. 소녀의 머리 속에 있는 '즐거움', '까칠함', '분노', '슬픔' ,'소심'이 보여주는 모습이 그것이다. 그들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 인식을 조작하고 그것의 입력 과정을 통제하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은 그야 말로 경이로운 상상력과 기획의 힘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사실 중 하나는 극중에 보여주는 감정과 사고계의 인격들이 어머니에서는 아주머니들, 아버지에게선 아저씨들이었는데 어떻게 주인공 소녀에게서는 여러 성들(요컨데 슬픔, 즐거움, 까칠함은 여성 그리고 분노와 소심은 남성)으로 존재하는지. 돌이켜 보면 소녀는 거칠고 심지어 사람이 죽기도 하는 아이스하키를 하지만 외형을 제외하곤 사실 보통의 소녀들에 우리가 바라는 '지배적인 기대'는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이 이야기가 영화의 핵심은 아니겠지만 픽사에서 소녀를 다루는 방식이 전통적이고 지배적 관점에서 옮겨온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페미니즘적 설명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여튼 영화 한 번 도 보고 싶다. 너무 재밌고 즐거웠기에 소중한 사람이랑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영화가 최루성이라고 나에게 이야기한 이들에게 '대체 최루성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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