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2015),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콜린 파렐 주연





1. 영화는 어떤 가축을 향해 차를 몰고 달려가 그것을 향해 권총을 당기는 어떤 여인의 모습으로 부터 출발한다. 비가 매짛는 자동차 창문을 밀고 쓰는 와이퍼 사이로 그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 남주인공이 그의 부인이었을 여인과 대화한다. 그는 그의 부인과 방금 헤어졌다. 그는 어떤 강박이 있는것 처럼 묻는다. 그 녀석도 렌즈나 안경을 쓰는지


2. 이 영화는 감독이 만든 어떤 사고 실험을 영화화 한 것이다. 이 영화 속의 세계에서 인간은 오로지 네 가지 범주 속에서 존재한다. 커플로 도시 속에서 물질적 풍요를 향유하며 살아가는 자, 짝을 찾아 문제의 호텔로 들어간 자, 도시와 호텔-커플과 솔로 그 사이 어디에도 들어가길 거부한 자 그리고 인간이었던 동물. 중요한건 동물이다. 짝을 잃거나 찾지 못해 호텔로 들어간 인간은 45일 내에 호텔 내에서 짝을 찾지 못하면 그가 원했던 동물로 존재가 변한다. 아니 강제로 이전된다. 그 과정과 원리는 설명되지 않는다. 몇 가지 추측만이 존재할뿐, 하지만 동물이 된다는 것은 중요하다. 즉 이 세계 내에서 커플-사랑이란 강제된 삶의 양식에 순응하지 못했을때의 선택지는 '동물-인간 아님' 혹은 '인간-배제 됨' 밖에 없다는 것이다.


3. 세계는 매우 기형적이다. 인간은 커플일때만 오로지 완성된다. 그것이 동성애건 이성애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양성애는 안된다. 즉 중간 지대는 허용되지 않는다. 호텔의 체류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탈주한 이들, 외톨이들을 사냥해야 한다. 한편 섹스는 완벽하게 도구화되고 동시에 소외의 문제를 야기한다. 호텔 직원들이 호텔에 체류하는 짝을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제 성교를 가하고(성적 능력 향상을 위한), 일체의 자위는 금지된다. 커플이 되더라도 중간에 위기에 처하면 아이를 그 커플에 붙여주어 관계 회복을 사실상 강제한다.


4. 이 도시-호텔 세계는 일종의 소외와 억압의 세계다. 인간을 위해 이뤄지는 모든 것들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도구화시키며 주체성을 배제한다.


5. 놀라운건 탈주 후의 삶이다. 커플-호텔-도시로 표상되는 기성의 삶이 사랑을 강제한다면 숲-외톨이의 세계는 일체의 사랑이 금지당한다. 사랑을 행하는 것을 혹독한 보복과 징계를 수반하는 일이다. 사랑이 강제되고, 사랑으로 부터 소외되어 탈주했지만 그곳은 또 다른 형태의 소외와 억압이 존재한다.


6. 주인공은 숲에서 완벽한 파트너를 만난다.(주인공의 짝은 이름이 없다. 단지 근시여인이다. 그들은 단지 처음에 반한 그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공간 내에서 둘은 사랑할 수 없다. 결국 둘은 둘만의 또 다른 탈주를 꾀한다. 하지만 숲의 리더들은 그들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하고 근시 여인은 눈을 잃는다.


7. 아직도 궁금하다. 영화 제목인 랍스터는 주인공이 45일이 지나서도 짝을 찾지 못했을때 되고 싶은 동물인 바다가재다. 주인공은 바다가재가 오랫동안 생명을 이어가며 번식하기 때문이라고 선정의 변을 대지만...난 아직 이 랍스터가 무엇을 드러내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8. 영화의 마지막은 포스터에서 드러나듯이 시력을 잃은 근시 여인과 주인공이 숲으로 부터 탈출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그들이 도시에 들어와 처음 하는 행동들은 매우 어색하고 이상하다. 그리고 주인공은 칼을 빌려 화장실에 가서 눈을 찌르려 한다. 찔렀는지 안 찔렀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주인공의 근시 집착, 그리고 호텔에서 커플이 맺어지는 과정 '코피, 잔혹함 등'으로 봐서 이 세계에서 사랑은 공통점으로 부터 연유하는 세계였고 주인공은 근시 여인을 따라 시력을 포기하려 했던것 같다. 주인공은 원래의 도시-호텔-숲의 삶의 방식으로 부터 연이어 탈출하지만 이 공통점에 의한 사랑이라는 방식으로 부턴 못 벗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9. 영화엔 몇몇 블랙코미디 같은 요소들이 존재한다. 요컨데 커플의 필요성에 대한 억지스러운 강조와 정당화라던가, 등에 연고도 못바르는 인간이라는 모습 그리고 주인공에게 추파를 던졌으나 이뤄지지 못하고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진 여인(그녀의 방은 1층이었다.) 그리고 간혹 돌출되는 요상한 유머들. 영화의 분위기는 기괴하지만 이런 것들을 봐서는 영화 전체가 역설과 조롱, 비판으로 가득한 블랙코미디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블랙 코미디 치고는 웃음기가 좀...많이 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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