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2016)




  데드풀은 여러모로 센세이션한 영화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감독은 영화 제작에 참여한 이들을 의도적으로 저속한 말들로 희화화 한다. 후원자는 호구, 감독은 초짜 뭐 이런 식이다. 심지어 그 배경은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 내 액션신이고 온갖 잔인함이 노골적으로 하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영화의 오프닝은 이 영화의 모든것을 다 보여준다. B급 미학과 유머코드, 적당히 노골적인 잔인함과 폭력은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 전체라 할 수 있다.

  데드풀이 흥미로운건 이것이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로 부터 벗어난 작품이란 것이다. 주인공은 마치 정신분열증 내지 2중 인격 처럼 수다와 잔인함, 애잔함을 오가는 엄청난 감정 진폭을 보이며, 사적 복수를 그만두고 능력을 뜻 있게 사용하라는 X맨들의 제안을 거부하고 거의 꼰대취급 해버린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파괴한 조직의 뿌리를 향해 치고 나간다. 대개의 슈퍼히어로들이 거창한 대의 혹은 이념을 가지고 거악을 상대한다면 데드풀의 이야기는 철저한 복수와 응징, 회복을 향한 바람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악한들을 쓸어버리는 건 예사고 자신을 훈계하러 온 X맨들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손을 잘라버리기도 한다.(데드풀이 경이로운 회복 능력자란걸 잊지 말자) 여튼 데드풀에선 전통적인 영웅의 존재론, 영웅의 윤리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철저히 반 영웅주의, 반 정의, 반 도덕에 더 가까이 있는 영화다.


  영화는 온갖 B급 미학을 연출한다. 요컨데 총알 한방에 세명을 헤드샷 한다던가, 차에서 튕겨나가 차도 표지판에 떡처럼 붙는다던가..등등 온갖 잔인한 연출을 되게 장난스럽게 보여준다. 그런면에서 킬빌과는 차이를 지닌다. 오히려 킹스맨의 마지막 악당과 그 조력자들의 머리가 터지는 씬 정도의 느낌에 가깝다. 폭력, 마약과 성매매, 섹스와 음담패설에 찌들어 있고 최종 보스와도 같은 실험 책임자(그 역시 실험에 의한 뮤턴트다)가 자신의 파트너를 구금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를 구해 냈을때 그녀의 반응은 뭐랄까...지극히 통속적인 백마탄 기사에 대한 그것 보단 '쉣 이거 모야?'에 가까울 정도의 솔직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영화 쟈체는 훌륭한 B급들이 대개 그렇듯 무척 재미나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데드풀 연기..특히 쉬지 않는 수다와 잡담은 매우 찰지다. 그리고 이른바 제 4의 벽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방백도 아니고 나레이션도 아닌 연출이 있는데 아 이건 참 말로 설명이 안된다. 봐야 안다 ㅋㅋㅋ 1년 전에 킹스맨이 고급진 B급을 자처했다면 올해는 데드풀이 천박한 매력을 무기로 킹스맨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둘 사이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약 한 사발 한 영화라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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