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2015.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 주연.






1. 마션은 끊임없이 알폰소 쿠아론의 '그레비티'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와 비교된다. 그것은 마치 화성에 남겨진 와트니의 입장이 지구 궤도에 혼자 남은 스톤(산드라 블록)의 그것과 유사하기 때문 일것이고, 인터스텔라의 만 박사(와트니와 같이 맷 데이먼이 분한)의 처지가 와트니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우주라는 하나의 공통된 배경, 환경적 조건에서만 두 영화와 공통점을 가질 뿐이며, 영화 그 자체는 오히려 '캐스트 어웨이'와 더 비슷한 점이 많다.


2. 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난물이다. 그것도 무려 우주 재난물. 하지만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전형적인 재난물의 정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요컨데 포세이돈 어드벤쳐나 타워링 같은 영화들을 보면 주인공을 위기에 빠드린 재난은 거의 극복이 가능한지 의문스럽고 희생을 요구하는 절대적 존재다. 퍼펙트 스톰이나 트위스터의 바람과 폭풍은 공포에 가까우며, 근래에 본 에베레스트의 높이와 혹한, 험한 지형은 그야말로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신적인 존재다. 동시에 대개 재난물은 재난 앞에 인간이 순응하거나 인간이 재난을 정복하는 서사를 취한다. 당장 영화 그레비티에서 스톤 박사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마션은 조금 다르다. 재난의 상황 그것도 초유의 화성에 고립된 상황이지만 그런 비장감, 공포, 위압감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인 와트니가 재난을 대하는 자세도 대개 재난물의 그것처럼 재난에 순응하거나 재난을 정복하는 그것과는 달라 보인다. 이 절망의 틈바구니속에서 제법 여유롭게 즐겁게 살아가는 인간. 마션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런 독특한 재난 앞의 인간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건 바로 우주재난물이란 컨셉과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은 음악 선곡에서도 드러난다. 우주재난 영화에서 디스코의 연속이라니....그런데 그게 위화감이 안든다.


3. 한편 가장 주목한 것은 이 영화가 '공리주의'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며, 고난 받는 인간을 위한 연대와 인간애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NASA는 막대한 자본과 자원이 투여되는 와트니 구조를 위해 큰 출혈을 감내한다. 그를 위한 생필품 지원 로켓을 급조하지만 공중에서 분해되기도 하고, 미래를 위해 배치한 장비를 포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대개 젖기 쉬운 이 공리주의의 유혹을 영화 속의 NASA의 인물들은 나름 슬기롭게 의지적으로 물리치고 있는것 같아 보인다. 한편으로 와트니를 구하기 위하여 우주 개발 경쟁을 하는 미국과 중국은 손을 잡는다. 지구 궤도에서 중력을 이용하여 화성으로 복귀하려는 우주선을 향해 와트니를 위한 자원을 보내는 과정은 미중의 연합이었고 그것은 고통 받는 인간을 위한 도덕과 책임, 연대였다.(물론 그 안에 고도의 정치적 계산과 판단들이 존재할것이지만)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연대와 반공리주의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상당히 새로운 분석을 도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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