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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잉여

해무 1. 이 영화에는 전반적으로 설국열차의 냄새가 난다. 봉준호가 직접 연출하진 않았지만 기획과 각본, 제작 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고, 감독도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함께 한 이라는 점이 그런 냄새에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다. 영화의 결말을 철저히 비교해서 보라, 기존 구조의 붕괴와 해체, 탈주를 통한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 남녀 두 사람이 새로운 삶의 조건에 살아남은 것 등..ㅎ 물론 해무의 결말은 설국열차의 결말이 주는 상상력과는 조금 다른 상상력을 제공한다. 아니 설국열차의 결말이 상상력을 제공한다면 해무의 결말은 약간의 상상력과 함께 여운을 준다. 2. 그리고 이 영화에는 좌파적 비판 정신이 묻어난다.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는 영화의 전개를 이끄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영화는 '전진호'.. 더보기
안녕 헤이즐 안녕 헤이즐을 본 뒤 적을 이야기가 사실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런데 뭐 굳이 하나를 적자면, 삶은 끝이 있어서 의미있는게 아닐까..ㅎ 죽음, 엔딩이 전제되지 않는 어떤 전개가 과연 재미와 유의미함을 지닐수 있을까? 그리고 만나가는 과정은 다른 말로 헤어져가는 과정인거 같다.. 여튼 영화 보고 좀 센치해짐 전체적으로 영화는 예쁘고 사랑스럽다. 슬프지만 과하게 비애감에 파묻히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지만 끝이 전제된 즐거움이기에 절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랑하는 이와 맛있는 리조토에 샴페인 한 잔.ㅋ 더보기
대구 사자: 목동 영웅 8월 9일 경기.. 아 목동 9회 말...세이브 상황 임창용 투구 보는데 아주 피가 마르네... 창용이형, 우리 영수형 살려줍시다~!! ---- 아 쫄깃쫄깃하게 경기 끝, 대구 사자 승 마지막에 나바로의 송구가 '설마?;;'를 불러오는듯 했지만 그래도 이겼구나 ㅋ 다행이다. 역시 목동이 무서운건 박병호나 김민성 보단 서건창, 이택근, 유한준의 존재인거 같다. 이 세사람으로 부터 오는 타선의 짜임새가 목동 타선의 파괴력을 완성시키는거다. 더보기
프란시스 하 1. 영화는 예쁘다. 아마 러블리 하다라는 말을 일상에서 자주 써본적 없는데 이런 영화에 붙이면 온당하지 않겠나 싶다. 2.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짜증과 우울이 밀려 든다. 하지만 그것은 온전히 영화 내적인 문제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나'에게 그 해답을 찾아야 겠지 3. 그런 짜증과 우울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덤덤하고 소박하게 프란시스의 삶을 보여준다.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조차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너무나도 일상적이라서 소름끼친다. 저정도 일상적인 것을 연기할 수 있나? 순간 장자의 호접몽이 생각난다. 감독은 배우들의 일상을 촬영한것인지, 배우들이 저런 자연스러움을 연기하는것인지... 4. 영화를 본 뒤 남는 기분의 찜찜함은...아마 프란시스라는 사랑스러운 친구의 모습에서 .. 더보기
명량 진중권이 명량을 졸작이라고 했단다. 정확한 전후의 맥락을 읽지 못해 정확한 의중은 모르겠지만, 명량은 그냥 한낱 B급 상업 영화는 아니다. 상업 영화 중에서도 제법 괜찮은 연출과 영상을 갖고 있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다. 단지 그렇게 뛰어난 시나리오나(비꼬는거다.) 하릴없이 지나가는 듯한 기분을 주는 전반부, 플롯의 짜임새, 영화 전반부 각 씬들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성 같은게 부족한거지..그렇다고 해서 명량이 가진 대중성, 상업성, 티켓파워는 무시하기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즉 단순한 졸작은 아니라는거다. 특히 영화 후반부 해전 장면의 짜임새, 특히 기함에서 벌어진 백병전을 다루는 방법..예컨데 슬로우모션으로 다룬다던가 컷 자체를 아주 오래 가져가면서 배 전체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법, 나름 정밀한 해전 묘.. 더보기
인사이드 퍽킹 르윈 인사이드 르윈... 율리시 라는 고양이의 부활...(뜬금없는 가출-탈출-거세-유기-로드킬-부활-가출 실패(?)) 그리고 영화 전반부와 똑같은 얻어 맞는 신 ㅅㅂ 지랄 맞은 저 인생이 다시 반복인데, 조금은 나아지려나 (보는 내내 영화에서 르윈이 말한 fucking 만큼 나도 fucking 거렸다. 영화외적인 이유도 있고, 영화 보면서 어디서 많이 본 인생인지라..그래서 더블 퍽킹) 더보기
영화 다시 보기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두번째 보고 있다. 사실 처음에 볼때는 그레고리우스가 프라도의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로만 읽었는데, 다시 보니 다르다. 아마 대사와 영화의 플롯, 미장센을 읽어볼때 이 영화는 단순하게 어떤 사람의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 스스로의 삶에 대한 여행이다. 중간에 그레고리우스가 읽는 책의 내용은 그저 현학적이고 아름다운것이 아니라 영화에 하나의 개연성, 씬들 사이의 접합점을 재공하고 있는거 같다. 끝까지 다 보면 이제 평론을 쓸 수 있을거 같다. 기분 좋다 더보기
자크 데리다와의 조우 그리고 붕괴 1. 영민이형의 은근한 소개와 추천으로 자크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을 요며칠 읽고 있다.....내용도 난해하고 중의적이고 은유적인 표현들의 문제, 쉽기 읽히지 않는 글 등등...여러모로 악전고투 했다. 2. 오늘 약속이 깨졌다. 술 약속 이전 밥 먹으러 송정반점 들어간 상황에서 전화가 왔다. 다시 연구실 돌아가기도 그렇고, 집에 가긴 더더욱 그렇고 해서 밥 먹고 근처 커피집을 들어가서 마르크르스의 유령 1장의 나머지를 꾸역꾸역 읽어서 1장을 마쳤다. 3. 문제는 거기서 부터다. 난 한 마디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이 주는 멘붕, 불편함, 짜증에 카페에 왠 여학생들이 내지르는 소음과 배경음악까지...커피집에서 나와서 제법 걸었다... 4. 지금은 멘붕을 안고 다시 연구실이다.....다시 찬찬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