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력적 잉여

45년 후 45년 후(45 years, 2015) 왼쪽은 원작 포스터, 오른쪽은 한국판 서브 포스터(둘 다 너무 좋다) 2014년에 참 몰입해서 봤던 영화에서 프라우도의 여동생 아드리아나의 나이 든 역을 맡았던 샬롯 램플링과 프라우도의 레지스탕스 동료 주앙의 나이든 배역을 맡았던 톰 커트니 두 사람이 부부로 만났다.(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생각하면...친구의 여동생, 오빠의 친구 사이였던 아드리아나와 주앙이 결혼했다면 대충 실제 이 영화의 부부 정도 연배가 아니였을까..소름) 는 무척 목가적인 공간, 무채색의 배경 속에서 평범한 노년을 살아가던 머서 씨 부부 사이에 일어난 일들에 관한 영화이다. 두 사람은 다가오는 토요일이면 결혼 45주년을 맞는다. 부인인 케이트 머서는 과거 남편인 제프 머서의 질병으로 치.. 더보기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본 첫 마블 시네마의 메인 스토리 영화다. 데드풀을 보았지만 주변의 마블 매니아들의 평들을 모아 반추해볼때 데드풀은 아마 마블 세계관의 주요 서사는 아닌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블 세계를 구성하는 서사의 가장 큰 줄기는 사실상 처음 접했다 해도 무방할 정도다. 명절 특선 영화로 아이언맨 3편을 보긴 했지만 이 거대한 세계의 이야기와 인물관계, 구도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오로지 우연히 본 철남자 3편과 지속적인 대차대조와 그동안의 얄팍한 귀동냥 눈동냥을 통해 포착한 것들을 조합하여 인물들의 구도를 그려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무척 아쉬운 지점이다. 기회가 된다면(아마 그럴 일 없겠지만) 마블 시리즈의 주요 영화들을 정주행 해보면 어떨까? 영.. 더보기
사울의 아들(2016) 사울의 아들(2016) 여기에 들어온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영화의 서브 포스터에는 단테 신곡 지옥편의 이 섬뜩한 마지막 문장이 새겨져 있다. 문득 프리모 레비가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단테의 지옥편을 암송하던 장면이 문득 생각난다. 프리모 레비에겐 단테의 신곡과 호머의 '오딧세이'가 어떤 귀환의 가능성으로 읽혔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영화의 시작은 강렬하다. 난 처음에 내 눈의 문제인지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로 진한 셀렉트 포커싱으로 흐려진 화면 속에 열차에서 갓 내린 아우슈비츠 입소자들의 행렬이 들어차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이 신참 행렬과 구별되는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모자를 쓰고 심각한 표정으로 그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그의 이름은 사울, 존더코만도라고 불리는 수용자 중에서 선별된 특수 역.. 더보기
데드풀(2016) 데드풀(2016) 데드풀은 여러모로 센세이션한 영화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감독은 영화 제작에 참여한 이들을 의도적으로 저속한 말들로 희화화 한다. 후원자는 호구, 감독은 초짜 뭐 이런 식이다. 심지어 그 배경은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 내 액션신이고 온갖 잔인함이 노골적으로 하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영화의 오프닝은 이 영화의 모든것을 다 보여준다. B급 미학과 유머코드, 적당히 노골적인 잔인함과 폭력은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 전체라 할 수 있다. 데드풀이 흥미로운건 이것이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로 부터 벗어난 작품이란 것이다. 주인공은 마치 정신분열증 내지 2중 인격 처럼 수다와 잔인함, 애잔함을 오가는 엄청난 감정 진폭을 보이며, 사적 복수를 그만두고 능력을 뜻 있게 사용하라는 X맨.. 더보기
동주(2016) 동주(2016) 어느 자리 잃은 자의 죽음 (스포일러 억수 많음) 대학원 동학들과의 오랜만의 회합을 마치고 홀로 극장으로 걸어가 이준익의 를 보았다. 생각보다 스크린 앞에 많은 이들이 차있어 묘한 기대감이 돌았다. 마치 2월 초 을 처음 보던 당시 생각 이상으로 가득찬 상영관을 마주했을때의 그 묘한 기대감 같은 것이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담담하고 담백하다. 이준익 감독은 화려한 연출이나 기교, 비주얼 보다는 좀 더 담백하고 생명력 있는 시각으로 시공간과 사람을 만들어냈다. 사실 영화의 백미는 연기와 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영화가 실존 인물의 전기영화이기에 그 원 인물에 대한 해석과 그의 삶을 어떻게 해석하여 서사를 뽑아낼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허나 불행히도 시인은 너무나도 현세에서의 시.. 더보기
검정치마 Everything 넌 내 모든 거야 내 여름이고 내 꿈이야 넌 내 모든 거야나 있는 그대로 받아 줄게요29일 바로 지금 공개된 검정치마 싱글. 이 앞의 싱글 Hollywood와 같이 들으면 묘하게 비교된다. Hollywood가 뭐랄까 절정과 최고조 그리고 그것이 만드는 붕괴 내지 절정 이후의 두려움, 절정대한 선망 같은 느낌이라면 Everything은 원숙한 낭만주의자를 위한 노래 같다. 마치 2집에서 Love Shine과 International Love 같은 관계랄까...참고로 2집에서 사람들이 전자를 선호하는데 난 International Love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Hollywood 보단 이 곡이 더 좋다.여튼 화려하지 않고 담담하다. 온 세계에 '너'가 편재해있고 '너'로 새계의 의미가 환원되는 듯한 느낌.. 더보기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들어가며 영화를 보고 내 멋대로 리뷰를 쓰겠노라 하고 배역들의 이름을 확인하러 갔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의 감독이 바로 의 감독이었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와 묘하게 조응되는 지점이 있었다. 뭐랄까 인정? 삶의 의미? 등에 대해 와 은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개봉한 는 최근에 개봉한 과 조응하는 느낌이다. 둘이 소재적으로 미국의 서진 시기, 백인과 인디언, 흑백같은 인종의 문제, 눈 덮인 겨울이란 계절의 공통점 등 많은 부분 서로 간에 겹치는 지점이 있어 보인다. 한편 영화 정보와 주변의 이야길 들어 볼때 의 이야기는 의 극장과 같이 좁은 공간 배경에서 펼쳐지고 는 훨씬 거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도 있지.. 더보기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편의 영화가 생각 난다. 가장 먼저 생각 난건 영화의 배경과 그 결말에서 묘하게 코엔 형제의 가 보이고, 그 긴장감은 캐서린 비글로우의 나 를 느꼈고,미국과 멕시코 고속도로 씬이나 처음 납치범의 집을 습격할때는 리들리 스콧의 나 지난해 1월에 봤던 등이 겹쳐 보인다. 그리고 영화는 뭔가 이것들을 고유한 감각과 관점으로 버무린듯 하다. 에서 토미 리 존스가 느낀 무력과 공포, 에서 빈 라덴을 제거 하는 장면이나 의 긴장감, 이나 가 보여주는 전쟁이란 것의 리얼리티가 주는 비극성과 잔혹함이 끊임없이 연상된다. 아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브라질에서 갱과 싸우는 이야길 다룬 영화 도 떠오른다. 그만큼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들은 이미 여러 영화들에서 지긋지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