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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 밤을 꼴딱 새고 짧은 단잠을 잤는데 매서운 외풍 바람을 뜷고도 행복한 꿈을 꾼 모양이다. 단 아마 이 생에서는 불가능 할 그런 꿈. 순간 눈을 탁 뜬 순간에 들려오는 일상의 반복 되는 풍경과 소리들. 꿈이었구나. 단잠의 꿈이었구나 싶으면서도 눈물 나게 그 꿈 속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간만에 행복해 보이던 나를 그 표정을 그 걸음을 보고 싶었는데 무수하게 혼자 발버둥 쳐도 돌아가지지 않고 괜히 눈물이 난다. 가끔 행복한 꿈을 꾸다가 그대로 꿈 안에서 못 나오길 상상한다. 유달리 오늘은 이 매일 아침 반복 되는 풍경들이 밉고 원망스럽다. 아침부터 눈물이라니... 더보기
. 16년 12월은 정말 인생 전체로도 드물게 삶이 행복했다. 그런 기억이 며칠 전 꿈과 맞물려 한동안 찾아오지 않던 가슴통증을 불러 일으킨다... 아니라 하지만 내 무의식은 아직 주박 안에 있구나 슬프구나. 더보기
. 지난 밤에 6월의 기억들이 순서가 뒤섞여서 꿈에 나왔었다. 잠을 깨니 앓았는지 온 몸이 뻣뻣하고 ㅜ 숨이 가쁘고 가슴 통증이 밀려온다....왜 갑자기 반년이나 지난 일이....정말 ㅜ 봄은 언제 또 오는가 ㅜ 더보기
. 후유증. 맘과 시간을 나누며 삶을 같이 견뎌가는 그런 관계의 가능성. 기대가 아주 없었을땐 내 일상의 고난과지루함,고독감의 반복이 못견딜 만큼은 아녔는데 기대/기대 경험 이후에는 그 기대가 만들어낸 후유증 덕에 참 견디며 건너가기가 어렵구나. 마치 여행을 다녀온 이후 여행이 선사하는 감정과 감각들이 일상다반사를 더 지루하고 피곤하게 그런 정확히 그런 것. 후유증이다. 더보기
. 1. 언젠가 부터 강렬한 '일상에 대한 비일상의 기입' 욕망을 느낀다. 어쩌면 정말 역마살 아닌 역마살이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궁극엔 이것이 어떤 형태로 생에 대한 종결의 욕망일 수도 있겠다는 지점까지 거슬러 간다. 영화 밀양을 보던 날이 생각 난다. 난 송강호가 맡은 종찬(하필 이름이 이종찬 선배를 연상케 한다^^)같은 이가 되고 싶었지만 정작 최종적인 형태의 구원을 원한건 나일지도 모른다. 난 그렇게 강하고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예민하기 그지 없고 민감하기 그지 없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예민하고 민감하고 섬세한 것들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비일상의 일상으로의 난입 혹은 붙여 넣기야 말로 내가 생각하던 구원, 생의 어드벤쳐일지도 모른다. 난 여전히 .. 더보기
. (전략)작은 것 속에 큰게 있어.나는 그런 것이 다 좋았다. 디디가 그런 것을 할 줄 알고 그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게 좋았다. 디디는 부드러웠지, 껴안고 있으면 한없이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있는 힘껏 안아버릴 때도 있었어. 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나는 생각했다. 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해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행복으로 나 역시 행복 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황정은, 아무것도 아닌, 중 ‘웃는 남자’, 172p ​ 누군가를 위해 긴 글을 적고있다. 일필휘지로 쓸줄 알았지만 무수한 덧칠을 거치고 있다. 그리고 어제밤 어느 한 문장이 어디서 누군가가 쓴 문장과 비슷했다. 출처 아닝 출처를 한참 고민 하다 이 책이었던거 같아서 금요일에 이 책을 다시 빌렸다. 책을 .. 더보기
. 대구로 오는 밤 기차에서 경주를 지날 무렵 논문이나 책을 읽는게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노트뷱을 무릎 위에 두고 를 둘러싼 일련의 공중의 분할구도를 반박하고 이를 해체하여 를 온전히 비평, 비판하여야 한다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실컷 키보드를 두들기다가 누군가의 글을 읽고 사기가 확 꺾여 버렸다. 과거에 비해 많이 인간이 되어서 욱하지 않는다고 답답함에 즉각적으로 반응치 않는다 여겼는데 아직 수련이 부족한가 보다. 견디기 힘든 답답함에 노트북을 내렸다. 서경주 역에서 산 넘어로 진 마지막 빛과 구름, 플랫폼의 나무가 만든, 찍으려다 눈으로만 담은 그 풍경을 떠올려 맘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그 사이에 동대구행 열차는 대구 동북부 아파트촌의 불빛 앞을 달리더라. 휴 아직 인간 되려면 멀었구나 싶다. 내 짜증과 홧.. 더보기
오래 된 이들이 각자의 집으로 간 새벽의 메모 과거를 파먹고 사는 관계들은 그 자체로 대단히 재밌고 흥미가 진진하진 않지만 놀라울 정도로 감정적으로 안정되고 공유되는게 많은 관계다. 어느새 돌이켜 보면 주변에는 같이 과거를 파먹는 관계들...아 그 놈의 과거는 아무리 시추하고 채굴해도 마르지 않고 마멸되지 않는다...이 대다수가 되었다. 그런데 이 관계 속에 있으면 뭔가 다른 본원적인 감각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늘 과거를 파먹는 관계가 관계의 주류가 되어선 안된다 생각하는데 이것이 주는 이 안온함과 달콤한을 놓기가 참 힘들다. 돌아서면 남는 여러 아쉬움들이 이 관계의 속성을 방증한다. 아마 그 잔여물이 내가 온전히 원하는 것, 그건 현재일수도 있고 욕망하는 미래일수도, 아니겠나 생각해본다. 주머니에서 세필을 하나 꺼내서 아무 백지장에 어떤 설계도 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