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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오래 된 이들이 각자의 집으로 간 새벽의 메모

과거를 파먹고 사는 관계들은 그 자체로 대단히 재밌고 흥미가 진진하진 않지만 놀라울 정도로 감정적으로 안정되고 공유되는게 많은 관계다.

어느새 돌이켜 보면 주변에는 같이 과거를 파먹는 관계들...아 그 놈의 과거는 아무리 시추하고 채굴해도 마르지 않고 마멸되지 않는다...이 대다수가 되었다.

그런데 이 관계 속에 있으면 뭔가 다른 본원적인 감각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늘 과거를 파먹는 관계가 관계의 주류가 되어선 안된다 생각하는데 이것이 주는 이 안온함과 달콤한을 놓기가 참 힘들다. 돌아서면 남는 여러 아쉬움들이 이 관계의 속성을 방증한다. 아마 그 잔여물이 내가 온전히 원하는 것, 그건 현재일수도 있고 욕망하는 미래일수도, 아니겠나 생각해본다.

주머니에서 세필을 하나 꺼내서 아무 백지장에 어떤 설계도 두장을 혼자 그려보기 시작했다. 이 설계도에서 내 역할은 뭘까. 난 어디에 있어야 할까. 이게 내 몫인걸까. 여기서 내가 원하는건 뭘까. 자문자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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