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2017)

 

 

  DC 코믹스가 MCU를 따라 자사의 원작들을 실사 영화화 하기 시작한 첫 작품 <배트맨 VS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대슈>>(2016)이 대중과 평론계 모두로 부터 거의 <클레멘타인>급 혹평을 받은 이후 DC의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는 엄청난 대중적 우려를 돌파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원더우먼>(2017)DC 코믹스 히어로 영화의 사실상 새로운 국면을 여는 영화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상대적으로 배트맨이나 슈퍼맨과 같이 DC르 상징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배대슈>에서 무척 뜬금없이(그리고 적응 안되게) 나온 원더우먼의 영웅서사로 DC<배대슈>가 만든 거대한 인식의 장벽을 뚫고자 했다.

   직전작 <배대슈>에 비하면 비록 대단한 국내에서의 상업적 흥행은 아니지만 영화 자체의 평은 무척 괜찮은듯 하다. 영화 상영을 전후해 원톱 주연인 원더우먼 다이애나 프린세스(이하 다이애나‘) 역의 갤 가돗을 둘러싼 시오니즘 문제와 레반트-아랍 세계 정세 문제가 영화에 논쟁을 가져오긴 했으나 영화 자체는 <배대슈>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는것이 중론인듯 하다.

  한편 더 주목 되는 부분은 이 영화가 조지 밀러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에 이은 페미니즘 영화로 그 담론의 한 축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영화는 그것이 놓이는 여러 연출과 이야기 그리고 그것들이 시대나 독자와 만나는 지점에 따라 여러 논의 구조를 가지게 된다.

 

영화의 어떤 지점에서 <원더우먼>은 페미니즘 영화로 읽히는걸까?




   아마 몇 가지 상징적 요소들이 영화의 페미니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우선 영화에서 원더우먼인 다이애나가 온 곳은 여성들만으로 이뤄진 데미스키라이다. 데미스키라에 사는 이 여성 종족 아마존은 평범한 인간으로 여성이 아니라 세계의 질서를 관장하는 존재로 제우스에게 특수한 권능과 역할을 부여받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바로 태초의 싸움에서 인간을 혐오하고 적대하여 제우스와 싸워 패한 아레스로부터 인간 세계를 보호하는 소명을 받고 있다.

   여기서 전쟁의 신 아레스는 남성, 전쟁, 파괴, 이성, 과학, 냉정, 합리, , 불 등을 표상하는 듯 보인다. 이런 강력한 아레스에 대항하는 존재로 아마존 여성을 두는 이유는 원더우먼과 그 일족에게 이에 대항되는 어떤 속성이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데미스키라에 독일군이 상륙한 시점부터 영화가 끝날 때 까지를 돌이켜 보면 아마존의 여성들에게는 아레스에 대척 되는 어떤 속성들이 부여되는 것처럼 보인다. 평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측은지심, 신뢰, 희생 같은 이미지들 말이다. 물론 영화 속의 모든 여성이 아마존의 여성과 같진 않다. 영화 속에는 닥터 포이즌과 같이 아레스적 질서에 부합하고 충성하는 여성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페미니즘 서사로 파악 한다면 아레스적 세계가 표상하는 남성적 질서에 대항하고 그것을 무너트리는 서사로 영화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아레스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인간을 혐오하고 불신하면서도 그들의 영혼에 속삭이며 세계를 파괴하고 불길에 휩싸이게 한다면 다이애나의 모습은 그 아레스가 보여주는 음흉하고 잔인한 그것과 무척 비교되는 지점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아쉬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가장 흥미롭게 본 지점은 데미스키라를 떠나 스티븐과 함께 런던에 온 다이애나가 겪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한편으론 장 르노 주연의 영화 <비지터(Les Visiteurs)>(1993)에서 현대로 시간을 건너온 중세 기사들의 모습이 연상 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비지터>에서 장 르노와 크리스티안 클라비에의 모습이 아주 웃긴 코미디라면 <원더우먼>에서 런던 시퀸스는 이 어색하고 아귀가 맞지 않는 이야길 통해 근대의 규범과 규율, 제도, 문화, 의식 모든걸 도리어 폭로하는데 더 가까워 보인다.

  단기 20세기 초입의 런던이라는 시공간이 무엇을 표상하는지 생각 해보면 이는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마치 안드로메다에서 떨어진 인간처럼 이 시대의 질서 바깥에서 들어온 이의 눈에 보이는 온갖 이해 불가능한 런던의 모습과 그런 다이애나에 도리어 어색해 하고 어려워하고 당황하는 스티븐과 일행들의 모습이 무엇을 보여주지는 자명해 보인다. 결국 근대 바깥에서 온 이를 통해 근대 사회가 어떤 규범과 제도와 의식들로 여성의 위치 값을 정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더 나가면 다이애나가 상징하는 어떤 페민한 가치나 규범 체계, 비 근대의 의식역시 보여주는 것일테고...

 

여튼 CG는 여전히 적응이 안되고, 고속카메라를 이용한 여러 연출들도 참 마음이 안간다. 다이애나의 복색 역시 마블의 영웅들에게서 볼 수 있는 어떤 전근대적 멋과는 좀 괴리가 있어 보인다. DC가 이 다음에 만드는게 뭔지 봐야 이 시리즈의 흥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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