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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정념적인, 사적인

10년

10년전 3월 2일은 목요일이었고 꽃샘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입학과 성인됨에 들뜬 무리들은 불행히도 날씨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낯선 길을 찾아다니는 곳곳에 그 유명한 압량벌 칼바람을 처음 맞는 신참과 그 부모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몇몇은 이미 친해진듯한 모양이어서 반갑다고 인사도 하고 몇몇은 같이 왔지만 서로 다른 건물로 향하며 손을 흔들었다.

그날 걸은 길과 들어간 입구와 계단, 앉은 자리와 처음 인문계 식당 가던 길, 총학의 입학식 가던 길. 마신 술들과 처음의 목소리가 생생한데...아 누가 셔틀 내리자 마자 인도에 전을 구웠는지도 기억하는데 그게 10년 전 일이다.

그때 막걸리 마시던 곳도 이어서 간 분식주점도. 사월역 셔틀의 추억도 거리와 골목에 잔향처럼 남아 있는데 나만 여전히 그대로다.

문득 아침부터 울적해서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21t살의 나는 잘 지내고 있는지

덧. 그때 내 테이블에 권오중 교수님과 손승회 교수님이 계셨다. 누구셨더라 대학와서 뭐하고 싶냐셔서 훌륭한 진보새력의 싱크탱크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었다. 아 돌이켜 보면 나도, 내 꿈도 그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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